러시아 현지 매체가 북한이 러시아에 약 6천 명 규모의 공병 병력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하며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보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북러 간 군사 협력이 한층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대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러시아 매체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공병 병력을 파견하는 것은 전쟁으로 인해 파괴된 지역의 재건 및 복구 작업에 투입될 목적이라고 전했다. 공병 병력은 주로 도로 건설, 지뢰 제거, 교량 복구 등 군사 작전 지원 및 전후 복구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만약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이 인력 지원을 통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과 전후 복구 부담을 덜어주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군사 기술이나 경제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보도는 최근 북한과 러시아 간의 밀착 행보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고위급 인사의 상호 방문, 군사 기술 교류 의혹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핵·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이 상호 필요에 의해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병 병력 파견 보도가 사실일 경우,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 병력이 분쟁 지역에 투입될 경우 인권 문제와 더불어 국제법 위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