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마약왕 '전세계'로 알려진 박왕열이 9년여의 도피와 수감 생활 끝에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청와대는 이번 송환을 해외 도피 범죄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정부의 강력한 사법 정의 구현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박 씨의 송환과 관련해 해외에 숨은 범죄자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박 씨가 압송되는 즉시 모든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히고, 공범과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엄정히 단죄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박 씨의 송환은 그간 수차례에 걸친 외교·사법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9년 넘게 난항을 겪어왔다. 청와대 측은 이번 결실이 초국가범죄 근절을 위한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와 외교적 노력이 맞물린 성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당시 박 씨의 임시인도를 직접 요청한 바 있다.
정상 간의 직접적인 논의가 이뤄진 이후 박 씨의 인도 절차는 급물살을 탔다. 요청일로부터 약 3주 만에 모든 행정·사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박 씨는 한국 수사당국의 신병 확보 하에 입국하게 됐다. 박 씨는 필리핀 현지에서도 살인 및 마약 유통 혐의로 장기간 추적과 수감 과정을 거친 인물이다.
수사당국은 박 씨가 국내 마약 유통망에 미친 영향력을 고려해 입국 직후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박 씨가 해외에서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마약 밀반입 경로와 국내 점조직 형태의 유통책 식별이 핵심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범죄수익 환수 작업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박 씨가 도피 기간 중 형성한 자산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필리핀 당국과 공조 체계를 유지하며 계좌 추적 및 자산 동결 조치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송환으로 인해 해외 체류 중인 다른 중범죄자들에 대한 인도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박 씨가 국내 사법 체계 내에서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될지, 그리고 남은 공범들에 대한 추적이 어디까지 확대될지가 향후 주요 쟁점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