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시한을 5일 앞두고 사측 경영진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집행부를 면담한 직후 곧바로 사측 입장 청취에 나섰다. 정부가 노사 양측을 연이어 만나며 막판 절충점 찾기를 시도하는 흐름이다.
이번 면담은 노조가 제시한 교섭 재개 조건을 두고 사측의 수용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노조 측은 현재 사측 대표교섭위원의 전격적인 교체와 성과급 제도 개선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대화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명시했다. 노동부 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진행된 면담에서 사측 경영진은 노조 요구안에 대한 내부 검토 의견을 수지분석 자료와 함께 전달했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은 성과급 재원 배분 방식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지급 상한선을 전면 폐지하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존 성과급 제도의 틀을 유지하는 대신 상한선이 없는 특별포상 제도를 신설해 보완하겠다는 대안을 고수했다. 양측의 서면 요구안과 조율안은 구체적인 비율 산정 방식에서 여전히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면담이 진행된 회의실 주변은 사측 관계자들과 동향을 파악하려는 이들로 붐볐다. 노동부 장관은 사측 인사들과 악수를 나눈 뒤 굳은 표정으로 곧장 회의실로 향했고, 구체적인 면담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사측 경영진 역시 대기하던 취재진의 질문에 별도의 답변을 남기지 않은 채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했다.
내부 조직력의 균열은 변수로 지목된다. 반도체 부문 중심의 성과급 요구안에 반발한 동행노조가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최근 조합원 탈퇴 신청이 연달아 접수되는 등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사측은 각 부서장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쟁의 참여는 개인의 자유 의사에 따라야 하며 강요나 압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정부는 노동권 제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긴급조정권 발동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역대 발동 사례가 네 차례에 불과한 만큼 노사 자율 타결을 유도하는 중재 방식에 무게를 두는 기류다. 다만 반도체 생산 라인의 중단 여부에 따라 협상 장기화 시 발생할 간접 손실 규모에 대한 재계의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노조가 공언한 파업 일정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이다. 노조 집행부는 최대 5만 명의 인원이 동참할 것이라는 추산치를 내놓았으나, 내부 이탈표와 사측의 대체 인력 투입 계획에 따라 실제 가동률 저하 폭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측 경영진 면담에서 대표교섭위원 교체 조율에 실패할 경우 노사 간의 직접 대화 채널은 파업 돌입 전까지 완전히 차단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