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근 상병 순직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의 책임을 엄중하게 지적하면서도 약 34년에 걸친 군 복무 경력 등을 양형에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
서울고법 형사4-3부는 7일 임 전 사단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유지했다. 앞서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항소심에서도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1심 형량이 임 전 사단장의 책임에 비해 가볍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재판부, 지휘관 책임 강하게 질타
법원은 임 전 사단장이 2023년 7월 경북 예천 수해 실종자 수색 당시 대원들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지휘관으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심에서도 법원은 안전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공세적 수색을 강조하고 수색 성과가 없는 부대를 질책한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임 전 사단장의 무리하고 잘못된 지시가 대원들의 위험한 수색으로 이어진 주요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임 전 사단장이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지휘관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책무와 책임을 강조했다. 다만 약 34년간 군인으로 복무해온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하면서 1심의 징역 3년형을 유지했다.
채해병 어머니 “어떻게 이래”…낮은 형량에 허탈
재판 결과를 지켜본 채 상병의 어머니는 형량에 강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앞선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채 상병 어머니는 임 전 사단장이 사단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데도 끝까지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며 1심보다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이 유지되자 채 상병 어머니는 “어떻게 이래”라며 허탈한 심경을 드러냈다. 아들을 잃은 유족에게 이번 판결은 다시 한번 깊은 상처로 남게 됐다.
2023년 수해 수색 중 발생한 비극
채수근 상병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 피해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법원은 임 전 사단장이 당시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된 상황에서도 현장 지도와 수색 방식 등에 관여한 사실을 인정했으며, 안전보다 수색 성과를 강조한 지휘 행위가 사고 발생과 관련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군 지휘관의 안전관리 책임을 다시 확인했다는 의미와 함께, 장기간의 군 복무 경력을 형량 결정에 어느 정도까지 참작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논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