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36년간 이어진 지역 국립 의과대학 신설 요구를 정부에 전달할 후보 대학으로 국립순천대학교를 선택했다. 순천대와 목포대가 마지막까지 경쟁한 가운데 최종 점수 차이는 1.3점에 불과했다. 다만 이번 결정은 정부에 추천할 대학을 정한 것으로 의대 신설 자체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30일 광주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순천대를 국립의대 신설 후보 대학으로 선정해 교육부에 추천한다고 발표했다.
심사 결과 순천대는 89.15점, 목포대는 87.85점을 받았다. 1.30점 차이로 순천대가 정부 추천 대학으로 결정됐다.
전남광주시는 심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남연구원에 심사를 맡겼다. 전국 의료 전문가 8명이 의대 신설 추진체계와 교육시설 확보계획, 교육병원 확보계획, 의대 교원 확보계획, 의대와 교육병원의 역할·책임 등 5개 분야를 평가했다.
두 대학의 점수 차이를 가장 크게 벌린 항목은 교원 확보계획이었다. 이 분야에서 순천대는 21.72점, 목포대는 20.55점을 받았다. 1.17점 차이로 전체 점수 격차 1.30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교육병원 확보 분야에서도 순천대가 목포대보다 0.17점 높았고 의대와 교육병원의 역할·책임 분야에서는 0.31점 앞섰다. 반면 교육시설 확보계획에서는 목포대가 순천대보다 0.35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는 분야별 점수는 공개했지만 심사위원들의 구체적인 평가 의견은 공개하지 않았다.
민 시장은 "오늘 후보 대학 추천으로 모든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최종 결정까지 남은 절차를 잘 추스르고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의대를 실제로 세우는 데 힘을 모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광주시는 순천대 의대의 신청 정원을 100명으로 정했다. 교육시설과 교육병원, 교원 확보 방안 등을 담은 국립의대 신설 추진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번 단독 후보 선정은 순천대와 목포대가 추진했던 통합의대 구상이 무산되면서 이뤄졌다.
전남권의 국립의대 신설 요구는 1990년 목포대가 정부에 의대 정원 배정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순천대는 2012년 의대 유치에 뛰어들었다.
도로 기준 약 130㎞ 떨어져 있는 두 대학은 2024년 11월 통합의대 신설에 합의하면서 공동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대학본부와 의대, 대학병원을 어느 지역에 둘 것인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전남광주 통합 이후 민형배 시장 인수위원회는 통합대학 본부와 의대를 목포에 두고 순천에 5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을 설립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목포대는 이를 수용했지만 순천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통합 논의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교육부는 2030년 지역 의대 정원을 배정할 후보지로 경북과 전남광주를 선정하고 추진계획서 제출을 요구했다. 전남광주에서 두 대학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제출 기한을 30일까지 연장하고 후보 대학 한 곳을 추천하도록 했다.
경북에서는 경북국립대가 정원 50명 규모의 의대 신설 계획서를 제출했다. 교육부는 전남광주와 경북이 제출한 계획서를 심사해 의대 신설 여부와 최종 정원을 결정할 예정이다.
순천대 선정 직후 목포와 서남권에서는 후속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목포지역 정치권은 공동입장문을 내고 "목포대 의대·대학병원 후보 선정 무산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목포와 서남권에 대학병원급 거점병원과 필수·공공의료, 의학교육·연구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심사의 공정성과 평가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종 점수 차이가 1.3점에 불과한 데다 시가 분야별 점수만 공개하고 세부적인 평가 의견은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천대 선정으로 1990년부터 이어진 전남권 국립의대 유치전은 정부 심사 단계로 넘어갔다. 그러나 순천대 의대 설립과 정원 100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교육부가 경북과 전남광주의 계획서를 어떻게 평가할지, 후보에서 탈락한 목포와 서남권의 의료 인프라를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지가 최종 결정 과정에서 풀어야 할 문제로 남았다.
박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