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부산에서 열린 가수 싸이의 '흠뻑쇼' 콘서트에 지원 근무를 나간 경찰관들이 공연장에 무단으로 들어가 관람하다 적발됐다. 근무복 위에 사복을 덧입는 등 일반 관람객인 척 위장한 정황까지 포착돼 경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해당 사건에 대해 자체 감찰에 착수했다.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부산 아시아드경기장에서 진행된 싸이의 흠뻑쇼에는 5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몰렸다. 이에 따라 안전 관리를 위해 경찰을 포함한 유관기관 인력들이 대거 투입됐다. 경찰관들은 주로 공연장 외부의 교통 관리와 경비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취재 결과, 당시 교통근무를 담당했던 여성 경찰관 5명이 근무지를 이탈해 공연장 내부로 무단 침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근무복 위에 바람막이 재킷을 걸쳐 마치 일반 관람객인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무단 관람은 공연장 관계자가 입장객에게 배부되는 팔찌가 없는 것을 발견하면서 발각됐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근무 태만 문제를 넘어 심각한 복무기강 해이 사례로 지적된다. 특히 사건 발생 시점은 국가 비상상황에 대비한 을지훈련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경찰 내부에서는 복무기강 확립에 대한 공문이 수차례 전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무단 관람 행위가 사기죄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은 해당 경찰관들의 무단 관람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감찰에 착수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잠시 근무 중에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옆에서 잠깐 본 정도"라고 해명했으나,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공연장 무단 진입에 대한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감찰을 통해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경찰 조직 전반의 기강 확립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