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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 금지·스마트워치 무용지물"…전자발찌 찬 40대, 스토킹 여성 살해
입력 2026-03-14 21:05 | 기사 :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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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전력으로 전자발찌를 착용한 40대 남성이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대낮 길거리에서 살해했다. 피해 여성이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으며 스마트워치까지 지급받은 상태였으나, 가해자의 접근을 사전에 차단하는 보호망은 이번에도 작동하지 않았다.

14일 오전 9시경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의 한 도로에서 A씨(40대)가 출근 중이던 B씨(20대)의 차량을 가로막았다. A씨는 SUV 차량의 운전석 창문을 깨고 침입해 흉기를 휘둘렀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범행 직후 차를 타고 도주한 A씨는 약 1시간 뒤인 오전 10시 10분경 경기 양평군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A씨는 과거 성범죄 전력으로 인해 1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관리 대상자였다. 두 사람은 한때 사실혼 관계였으나, A씨의 가정폭력과 스토킹이 반복되자 B씨는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A씨에게는 주거지 100m 이내 접근 금지 등 법원의 잠정조치가 내려진 상태였고, B씨에게는 비상 호출용 스마트워치가 지급됐다.

사건 당일 B씨는 범행 직전 스마트워치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이미 참변이 벌어진 뒤였다. 특히 A씨가 착용한 전자발찌는 특정 피해자 접근 시 경보가 울리는 '스토킹 대응 기능'이 없는 구형 모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A씨가 금지 구역을 어기고 B씨에게 1km 이내로 접근했음에도 관계 당국에는 어떤 경보도 전달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A씨가 B씨의 차량에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 중이었으나, 강제 격리나 고성능 전자발찌 교체 등의 추가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수사가 진행되는 사이 살인 사건이 먼저 발생하면서 경찰의 초기 대응과 보호 조치의 실효성을 둘러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검거 당시 A씨는 차량 안에서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발견돼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남양주북부경찰서는 A씨가 의식을 회복하는 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스마트워치와 접근 금지 명령만으로는 고위험군 스토킹 가해자의 돌발 행동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재발 방지를 위해 가해자 격리 규정을 강화하고 보호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메워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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