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한 국제박람회가 전남 여수에서 열린다. 30개국이 참여하고 관람객 300만명을 목표로 하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61일간 이어진다. 개막을 앞둔 여수에서는 전시시설과 교통, 숙박, 안전관리 등을 점검하는 막바지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박람회 주제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다. 돌산 진모지구를 주행사장으로 삼고 개도와 금오도, 2012여수세계박람회장을 부행사장으로 연결한다. 행사장 전체 규모는 18만4302㎡에 달한다.
이번 박람회는 기존 산업박람회와 달리 섬 자체를 전시 대상이자 체험 공간으로 활용한다. 섬의 역사와 문화만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후변화와 해양생태, 미래 모빌리티, 에너지, 관광 등 섬을 둘러싼 현재와 미래의 과제를 함께 다룬다.
주행사장의 핵심 시설은 박람회 랜드마크인 "주제섬"이다. 가로와 세로 각각 40m, 높이 20m 규모로 조성돼 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공간에서 보여준다.
주제섬을 비롯해 해양생태섬, 미래섬, 문화섬, 보물섬, 국제교류섬 등 모두 8개 전시관이 운영된다. 전시관에서는 섬의 자연환경과 문화, 미래 기술을 다양한 콘텐츠로 소개한다.
미래섬에서는 도심항공모빌리티 UAM 실물 기체와 수소 선박 등 미래 교통·에너지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섬을 고립된 공간이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와 새로운 이동수단을 시험할 수 있는 미래 공간으로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참여 규모도 윤곽을 드러냈다. 그리스와 필리핀, 페루, 팔라우, 세네갈 등 30개국과 세계보건기구 WHO, 유니세프 등 3개 국제기구가 참여할 예정이다.
국제교류 공간에서는 각국의 섬 정책과 문화, 관광자원 등을 소개한다. 국가별 전시와 공연,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세계 각국 섬 지역의 정책과 생활상을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박람회는 전시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금오도와 개도가 실제 박람회장으로 활용된다. 금오도에서는 스탬프투어와 캠핑, 역사전시 등이 진행되고 개도에서는 캠핑과 예술전시, 해양레저스포츠 프로그램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박람회 공식 일정에 따라 9월 5일 개막과 함께 부행사장 프로그램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관람객이 주행사장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섬을 방문하도록 프로그램을 분산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여수의 관광자원과 박람회를 묶은 체류형 관광상품도 마련된다. 주행사장에서 무슬목과 예술랜드, 해상케이블카, 낭만포차, 오동도, 좌수영 음식특화거리 등을 연결하는 관광코스가 운영될 예정이다.
박람회 기간에만 운영되는 요트투어도 준비됐다. 웅천 마리나에서 출발해 개도사람길과 섬섬캠핑장 등을 연결하고 하화도 꽃섬길과 지역 먹거리를 체험하는 일정도 구성됐다.
조직위원회는 공식 여행사 15곳을 선정해 박람회와 여수 관광을 결합한 별도 여행상품도 마련했다.
관람객을 여수 도심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섬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지원책도 투입된다.
부행사장을 오가는 여객선 운임의 50%를 지원하고 전남의 "섬 반값여행"과 연계해 숙박과 체험 등에 사용한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여수시는 섬에서 사용한 숙박비와 음식비, 특산품 구매비 등을 지원하는 인센티브도 준비해왔다.
해외 관람객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박람회 기간 국제 크루즈선 9항차, 약 2만명 규모의 입항 일정이 추진되고 있다. 여수공항 국제선 부정기편 운항도 검토해 해외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마련됐다.
61일간 목표 관람객은 300만명이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 평균 약 4만9000명이 행사장을 찾아야 한다.
조직위가 입장객 숫자뿐 아니라 숙박과 음식, 관광, 섬 체험을 함께 연결하는 데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람객이 당일 박람회만 둘러보고 떠나는 대신 여수에 머물며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이 지역경제 측면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전관리도 개막 전 주요 점검 대상이다.
조직위는 관람객 이동 동선과 입·퇴장 동선, 편의시설, 안전관리 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여수시는 CCTV 통합관제센터를 활용해 박람회장의 인파 밀집 위험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실시간 관제 체계도 가동할 계획이다.
박람회 시작과 함께 국제적인 섬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도 열린다.
공식 일정에는 9월 3일부터 5일까지 "2026세계섬도시대회 YEOSU KOREA"가 예정돼 있다. 전시와 관광을 넘어 세계 섬 지역이 직면한 인구감소와 기후위기, 교통·의료 등 공통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 네트워크 구축도 박람회의 한 축이다.
여수에서 대규모 국제행사가 열리는 것은 2012년 세계박람회 이후 14년 만이다. 2012년 박람회가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바다 위에 놓인 섬 자체가 주인공이 된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오는 9월 5일 개막해 11월 4일까지 이어진다. 아직 개막 전인 만큼 현재는 전시관 조성과 프로그램 준비, 교통·안전대책 등을 최종 점검하는 단계다.
30개국과 300만명이라는 목표도 크지만 박람회가 끝난 뒤 무엇을 남길지가 더 중요하다. 관람객이 실제 금오도와 개도 등 섬으로 얼마나 이동하고 지역에서 소비하는지, 박람회 이후에도 관광객이 다시 찾을 교통·관광 기반과 국제 네트워크가 유지될 수 있는지가 세계 첫 섬박람회의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박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