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원도심의 거리와 광장이 섬과 바다를 품은 야간 정원으로 바뀌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11일 여수 여서미관광장에서 "2026년 남도 K-가든 페스티벌" 개막식을 열고 51일간의 정원 전시를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섬 품은 여수 밤정원"을 주제로 오는 10월 31일까지 여문문화의거리와 여서미관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약 1만5천㎡ 규모의 도심 공간에 식물과 조명을 배치해 여수의 섬과 바다, 다도해 풍경을 정원으로 표현했다.
행사장에는 대표정원 1곳과 작가정원 10곳, 시민참여정원 8곳, 상가정원 30곳, 기업정원 1곳 등 모두 50개의 정원이 들어섰다. 정원마다 섬과 파도, 노둣길, 난대림 등 여수의 자연과 생활문화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담았다.
대표정원은 영국 첼시 플라워쇼에서 금메달을 받은 황지해 작가의 "가시나무 몽상"이다. 황 작가는 여서미관광장에 있던 수령 100년 이상의 가시나무와 기존 수목을 보존한 채 붉은 태양과 난대숲, 도시와 섬의 기억을 하나의 풍경으로 구성했다.
전국 공모로 선정된 작가 10명의 정원도 공개됐다. 대상은 이병철 작가의 "격랑, 미래를 잇다"가 받았다. 조아라 작가의 "여수입도_그곳에 가고 싶다"와 김승규 작가의 "섬뜰 365"는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최다빈 작가의 "아기가오리 Nursery", 이민우 작가의 "여수 도담원", 김영옥 작가의 "침윤"은 우수상을 받았다. 박정아 작가의 "머묾", 이호우 작가의 "이어진 것들의 정원", 박현경 작가의 "섬을 잇는 노둣길정원", 안성연 작가의 "Already Connected"는 장려상에 이름을 올렸다.
시민과 상인도 정원 조성에 참여했다. 시민들이 직접 만든 8개의 참여정원과 상인들이 매장 앞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30개의 상가정원이 여문문화의거리 곳곳에 배치됐다. 한국동서발전은 친환경 에너지의 가치를 담은 기업정원 1곳을 조성했다.
상가 앞 작은 정원들이 행사장 사이를 연결하면서 특정 광장에 집중됐던 전시 공간도 거리 전체로 확장됐다. 정원 관람객의 동선을 인근 점포와 골목으로 유도해 원도심 체류 시간과 지역 소비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정원은 행사 기간 상설 전시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정원 버스킹과 문화체험, 플리마켓 등 가족 단위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축제는 오후 3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열리며 입장료는 없다.
이번 페스티벌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와 연계해 진행된다. 섬박람회 주행사장과 여문문화의거리 행사장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매일 14회 운행된다. 박람회 관람객이 원도심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 편의를 제공하고 관광객의 동선을 지역 상권으로 넓히려는 조치다.
남도 K-가든 페스티벌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의 공식 연계 행사 가운데 하나로 편성됐다. 섬박람회가 해양과 섬의 미래를 보여준다면 정원축제는 여수의 자연환경과 생활공간을 식물과 빛으로 재구성해 도심에서 체험하도록 만들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계자는 "여수의 아름다운 섬과 바다에 남도의 정원문화를 더해 도시 전체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라며 "시민과 관광객이 오래 머물고 다시 찾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