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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서울시, 4일부터 점자 명함 만들기·문학 낭독회 개최
입력 2026-11-01 23:58 | 기사 :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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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이 세상에 나온 지 100년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점자의 역사와 가치를 체험하는 문화행사가 열린다. 시민들은 점자로 직접 명함을 만들고 화면해설 영화와 문학 낭독회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과 문화생활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서울시는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과 11월 4일 "한글 점자의 날"을 기념해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서울시청 지하 1층 서울갤러리와 서울도서관에서 다양한 시민 참여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글 점자의 창안 원리와 역사적 가치를 소개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문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훈맹정음은 1926년 송암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의 문자생활을 위해 창안한 6점식 한글 점자다.

일제강점기였던 당시 시각장애인들이 우리말을 읽고 쓸 수 있도록 만든 문자체계로, 한글의 특성을 반영해 구성됐다. 훈맹정음이라는 이름에는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처럼 시각장애인에게도 독립적인 문자 사용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훈맹정음은 시각장애인의 교육과 지식 습득, 사회 참여를 가능하게 한 중요한 문자체계다. 관련 유물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행사 첫날인 4일부터 서울갤러리에서는 훈맹정음의 역사를 소개하는 안내 패널과 점자 도서 전시가 시작된다.

전시에는 점자 동화책 8종과 점자 도서 2종 등 모두 10종의 도서가 마련된다. 관람객은 일반 인쇄도서와 다른 점자 자료의 형태를 살펴보고 직접 손끝으로 점자를 만져볼 수 있다.

훈맹정음이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과 한글 점자의 구성 원리도 안내 패널을 통해 소개된다.

점자는 종이에 돌출된 점을 배열해 문자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시각장애인은 손끝의 촉각으로 점의 위치와 배열을 구분해 글자를 읽는다.

한글 점자는 여섯 개의 점을 기본 단위로 사용하며, 점의 조합을 통해 자음과 모음, 숫자 등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점자가 단순한 보조 표기가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독서와 학습, 정보 습득에 사용되는 독립적인 문자체계라는 점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점자 명함 만들기" 체험도 진행된다.

체험은 4일부터 6일까지 서울갤러리에서 운영되며,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6일에는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참가자는 점자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 점자 일람표를 살펴보고 배열판에 핀을 꽂아 점자의 기본 구조를 익힐 수 있다.

개인 명함을 가져온 시민은 1인당 최대 20장까지 점자 명함을 제작할 수 있다. 명함이 없는 참가자에게는 별도로 마련된 점자 카드를 제공하며, 최대 10장까지 제작 체험이 가능하다.

점자 명함은 시각장애인이 상대방의 이름과 연락처 등 필요한 정보를 촉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수단이다.

이번 체험은 비장애인이 점자를 직접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정보 이용 환경을 이해하도록 구성됐다.

5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서울갤러리에서 화면해설이 포함된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과 시각장애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상영작은 2022년 개봉한 영화 "룸 쉐어링"이다.

영화는 까칠한 성격의 할머니 금분과 대학생 지웅이 한집에서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가족 드라마다.

이번 상영에서는 등장인물의 행동과 표정, 화면에 나타나는 장면 등을 음성으로 설명하는 화면해설 버전이 제공된다.

시각장애인은 화면해설을 통해 대사만으로 전달되지 않는 시각적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비장애인 관람객에게는 안대가 제공된다. 참가자는 화면을 보지 않고 음성해설과 대사, 배경음 등을 통해 영화 내용을 이해하는 방식을 체험할 수 있다.

영화 상영은 현장 자유 참여 방식으로 운영되며, 입장과 퇴장 및 부분 관람도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체험이 시각장애인의 일상적인 경험 전체를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시각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문화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행사 마지막 날인 6일 오후 7시에는 서울도서관 생각마루에서 문학 낭독회가 열린다.

"헤르만 헤세와 함께하는 낭독의 밤"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작가 정여울이 강연자로 참여한다.

정 작가는 "헤세로 가는 길", "데미안 프로젝트" 등을 집필했으며 라디오 진행과 강연 활동을 통해 문학 작품을 소개해 왔다.

이번 낭독회에서는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의 대표작인 "데미안"과 "싯다르타" 등에 담긴 주요 문장을 직접 읽고 작품의 의미를 해설할 예정이다.

낭독 이후에는 참가자들과 질의응답도 진행된다.

문학 낭독회는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서울시민 80명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참여 신청은 서울도서관 누리집을 통해 사전에 접수하며, 행사 당일 잔여석이 발생하면 현장 신청도 가능하다.

문학 작품을 소리로 전달하는 낭독회는 인쇄된 글자를 읽는 방식 외에도 문학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공간에서 작품을 듣고 의견을 나누도록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번 점자주간 행사의 취지와 연결된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행사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현장 이벤트도 운영한다.

점자 명함 만들기와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 체험 후 소감을 작성한 참가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1만 원 상당의 모바일 쿠폰을 증정할 예정이다.

시가 안내한 경품 규모는 총 40명이다.

이번 행사는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 문제를 시민들이 일상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점자는 시각장애인의 교육과 독서, 공공정보 이용에 중요한 수단이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점자 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과 정보 제공 방식에 따라 접근성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공공시설 안내문과 의약품 정보, 교통시설 안내 등 생활과 밀접한 정보가 시각장애인에게 충분히 전달되는지도 정보 접근권과 관련된 문제다.

또한 디지털 환경이 확대되면서 점자뿐 아니라 음성안내와 화면읽기 프로그램, 접근성 높은 전자문서 등 다양한 정보 제공 방식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점자의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정보 습득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강선미 서울시 홍보담당관은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행사는 점자의 소중함과 가치를 조명하고,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한층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문학과 다채로운 문화 체험을 통해 벽을 허물고 함께 어우러지는 뜻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행사는 점자의 창안 역사와 실제 활용 방식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행사 이후에도 공공시설과 문화공간에서 점자 자료와 음성해설 등 접근 가능한 정보 제공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이다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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