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병원 소아응급 의료진 상당수가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기 남부지역 소아응급 진료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사고와 관련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둘러싸고 의료계가 반발하는 가운데, 병원 측은 실제 퇴직한 의료진은 아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의료계와 아주대병원 관련 자료에 따르면 소아응급 진료를 담당하는 전문의 9명 가운데 7명이 사직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직 의사 표명과 실제 퇴직은 구분해야 하며, 현재까지 해당 의료진의 근무 종료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사태는 의료사고 관련 수사 과정에서 이뤄진 압수수색과 맞물려 불거졌다. 의료계에서는 응급의료 현장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는 과정이 의료진의 진료 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소아응급 진료는 성인 응급의료와 다른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소아 환자는 연령에 따라 증상과 생리적 특성이 다르고,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의료진의 신속한 판단과 지속적인 관찰이 중요하다.
응급실에서는 환자의 상태가 짧은 시간에 달라질 수 있다. 의료진은 제한된 시간 안에 검사와 치료의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하며, 중증 환자의 경우 여러 진료과와 협력해 대응한다.
이 때문에 소아응급 전문의의 이탈 가능성은 단순한 인력 변동을 넘어 응급실 운영과 진료 지속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다.
아주대병원은 경기 남부지역에서 중증 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주요 의료기관 가운데 하나다. 소아응급 진료 인력이 실제로 감소할 경우 기존 의료진의 근무 부담이 커지고, 환자 수용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 소아응급실 운영이 중단되거나 진료 공백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병원 측이 실제 퇴직자는 없다고 밝힌 만큼 향후 인력 운영 계획과 사직 의사 철회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의료계는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책임 부담을 지목하고 있다.
응급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판단할 때도 진료 당시 확보할 수 있었던 정보와 의료행위의 적절성, 환자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의료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의료진에게 형사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응급상황에서 이뤄진 의료행위라는 이유만으로 과실 여부에 대한 조사가 배제되는 것도 아니다.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역시 법률에 따른 증거 확보 절차다. 다만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강제수사가 진료 현장에 미치는 영향과 환자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전문적인 의학적 판단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조사 절차와 분쟁 해결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왔다.
특히 의료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절차와 의료진 개인의 법적 책임을 판단하는 절차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주요 논점이다.
환자와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적절한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의료진에게는 과실 여부가 객관적으로 판단될 수 있는 절차가 요구된다.
소아응급 의료체계는 전문의 확보와 야간·휴일 진료 인력 유지가 중요한 분야다. 일반 진료와 달리 환자가 언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고, 중증 환자에 대한 대응체계를 상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의료기관에 환자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특정 병원의 전문의가 대규모로 이탈하면 주변 의료기관에도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 환자 이송과 병상 배정, 전문의 협진 등 여러 단계에서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상황은 실제 인력 이탈과 진료 제한이 발생했을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현재 아주대병원의 소아응급 진료가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지는 병원 측의 공식 운영 현황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는 전문의 7명의 사직 의사 표명이 실제 사직으로 이어질지, 병원이 어떤 방식으로 인력을 유지하고 진료체계를 운영할지가 우선적인 관심사다.
아울러 압수수색의 구체적인 경위와 수사 대상, 의료진의 사직 의사 표명 사이의 관련성도 사실관계에 따라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주대병원 소아응급 의료진의 사직 움직임은 의료사고 수사와 필수의료 인력 유지라는 두 문제가 맞닿아 있음을 드러냈다. 환자의 피해구제 권리를 보장하면서도 소아응급 진료 인력이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박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