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과도 같은 삶에 찾아온 우연한 변화에 자신의 삶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출간됐다.
북랩은 최근, 현실에 치여 자신을 외면한 채 살아왔던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며 한 중년 남성의 변화와 내적 성장을 담은 소설 ‘자귀나무꽃이 필 때’(저자 정민주)를 펴냈다.
대외적 성공만을 추구하며 자신을 돌보지 않고 세월을 흘려보낸 주인공, 권철수는 어느 날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를 겪는다. 건강을 추스르기 위해 잠시 내려온 고향, 그는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을 다시 차근차근 익혀간다. 좋아하지만 배워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고, 이렇게 시작된 예상치 못한 만남은 그에게 활력과 외적인 변화를 가져다준다.
직장을 떠나고 자신을 살필 수 있게 된 그의 삶이 급변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그는 자신의 선택과 미래에 대해 후회하고 고민하며, 운명 같았던 만남은 그 자신의 바람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그러나 피아노 학원에 향하는 길목 흐드러진 자귀나무꽃의 향기, 주인공은 자귀나무꽃 향기를 맡을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길을 건너 향기에서 비롯된 기억을 가슴에 간직한다. 시간이 흘러 다시 자귀나무꽃 피는 계절이 돌아왔을 때, 주인공의 곁에는 새로운 인연과 오래된 인연이 함께한다.
우리는 하루를 숨차게 살아내지만 삶의 방향을 돌아볼 여유를 갖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방향을 잃어버린다면 속도는 소용이 없다. 건강이나 채워지지 않는 고독, 예기치 못한 현실에 부딪히고 나서야 주인공처럼 ‘나’에게 너무 소홀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은 드물지 않다. 저자는 누군가는 ‘늦었다’고 말할지도 모를 중년의 나이에 다다른 주인공의 전환점을 섬세하고도 간결한 문체로 그려냈다. 이야기를 따라 주인공의 변화와 성장을 눈으로 좇다 보면 어느샌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 시기와 나이는 상관이 없다. 누구에게나 자귀나무꽃 피는 계절은 돌아온다.
저자는 영문학과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1000권이 넘는 책을 읽고 사색했으며 출간한 소설로는 영어 소설 ‘The Anchor’와 한글 소설 ‘마네킹’, ‘자귀나무꽃이 필 때’가 있다. 영어 번역서로 소설 ‘When Silk Tree Flowers Blossom’이 있다.
‘자귀나무꽃이 필 때’는 1부로 한글 소설, 2부는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근무해 온 저자가 직접 번역한 영어 번역본을 수록했다. 한글과 영어로 모두 접할 수 있는 소설은 언어에 따른 색다른 감상과 함께 독서의 즐거움을 더해줄 것이다.
[서울 : 북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