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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총파업 초읽기…법원 “안전보호시설 평시 수준 유지해야”
입력 2026-05-18 09:18 | 기사 : 박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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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오는 21일 총파업을 앞두고 법적 공방으로 확대됐다. 법원이 삼성전자가 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반도체 안전보호시설과 핵심 보안작업은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수원지법 민사31부는 18일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을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쟁의행위 기간 중에도 반도체 안전보호시설 유지와 작업시설 손상 방지 등 보안작업은 중단되거나 방해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여기서 말하는 ‘평상시’는 평상시의 평일 또는 평상시의 주말·휴일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안전 보호시설 유지 등 필수 업무에 필요한 최소 인력을 제외한 상태에서 파업을 진행해야 한다. 법원은 반도체 공정 특성상 안전보호시설과 설비 유지 업무가 중단될 경우 시설 손상이나 생산 차질을 넘어 산업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또 초기업노조와 최승호 위원장의 사업장 주요 시설 점거도 금지했다. 다만 전국삼성전자노조에 대해서는 점거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별도 금지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향후 파업 방식과 노사 대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제도 개편을 핵심 요구로 내세우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경영 환경의 변동성과 대규모 투자 부담을 이유로 고정적인 성과급 배분 기준을 제도화하는 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임금 인상 문제가 아니라 성과 배분 구조를 둘러싼 충돌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확대를 배경으로 노조는 실적 개선의 성과가 임직원에게 투명하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회사 측은 업황 변동성이 큰 반도체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경직된 성과급 산정 방식은 향후 경영 유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에서 대규모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현장의 불확실성은 불가피하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공정 연속성과 납기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파업 장기화 여부에 따라 국내외 고객사와 협력사에도 부담이 확산될 수 있다.

다만 이번 법원 결정으로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안전보호시설과 핵심 설비 유지 업무는 일정 수준 이상 유지돼야 한다는 기준이 제시됐다. 이는 노조의 쟁의권을 전면 제한한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 사업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필수 업무와 주요 시설 점거에 대해서는 제한선을 그은 결정으로 해석된다.

산업계는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중심 기업이자 수출과 고용,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업이다.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기대하던 시장 분위기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생산 안정성과 대외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역시 사태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는 국가 전략산업으로 분류되는 핵심 분야다. 미국과 중국, 대만, 일본 등 주요국이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국내 대표 기업의 노사 갈등은 경제 현안을 넘어 산업 안보 차원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

결국 관건은 남은 기간 노사가 성과급 제도화와 파업 방식에서 절충점을 찾을 수 있느냐다. 법원 결정으로 파업 과정의 최소한의 제한 기준은 마련됐지만, 성과급을 둘러싼 근본적인 입장 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다. 오는 21일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국내 산업계 전체가 주목하는 중대 분수령에 들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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