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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중동 긴장·AI주 차익실현에 급락…반도체지수 3.6% 하락
입력 2026-06-11 10:37 | 기사 : 정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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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중동 군사 긴장과 기술주 차익실현 여파로 큰 폭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우려가 다시 커지며 국제유가가 뛰었고, 올해 상승장을 이끌었던 인공지능·반도체주에는 매물이 쏟아졌다. 초대형 스페이스X 기업공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에 나섰다는 해석도 더해지며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10일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7% 내린 4만9918.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1.62% 하락한 7266.99를 기록하며 5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98% 떨어진 2만5169.50에 마감했다.

반도체주 낙폭은 더 컸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6% 급락하며 시장 약세를 주도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4.7%, AMD는 4.9%, 브로드컴은 5.2% 하락했다. 반도체 상장지수펀드인 SOXX도 3.67% 떨어졌다. 올해 AI 투자 열풍을 타고 급등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된 흐름이다.

시장 불안을 키운 첫 번째 요인은 중동 정세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 육군 아파치 헬기가 격추된 데 대한 보복 차원으로 이란을 공습한 뒤 나온 발언이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원유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할 가능성이 시장의 경계감을 키웠다.

국제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3.10달러로 전장보다 1.80%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도 배럴당 90.03달러를 기록해 2.07% 상승했다.

유가 상승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망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엇갈린 신호를 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2% 올라 시장 예상치 0.3%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2.9%로 예상에 부합했다.

그러나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올라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근원물가 둔화에 안도하던 시장은 유가 급등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로 빠르게 방향을 바꿨다. 중동 긴장이 길어질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판단도 확산됐다.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중동 상황이 안정되고 해상 운송이 정상화되면 물가 압력이 완화될 수 있지만, 현재 흐름이 이어진다면 기존 전망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중동 긴장이 단기 충격에 그칠지, 에너지 가격과 금리 전망을 동시에 흔드는 장기 변수로 이어질지를 주시하고 있다.

기술주 약세에는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둔 수급 요인도 거론됐다. 스페이스X는 오는 12일 약 750억 달러를 조달하는 초대형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다. 미국 IPO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상장인 만큼,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 청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보유 종목을 일부 정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큰 폭으로 오른 AI·반도체주는 현금 확보 과정에서 매도 대상이 되기 쉽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AI 관련 종목의 과열 부담, 유가 급등, 금리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겹치며 기술주 조정 폭을 키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크 해킷 네이션와이드 수석시장전략가는 AI 관련 종목들의 역사적인 상승 이후 시장이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갔으며, 신규 상장 물량 증가로 투자자들이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증시의 이날 하락은 단순한 하루 조정으로만 보기 어렵다. 중동 긴장이 유가와 물가를 흔들고, 물가 부담은 다시 금리 전망을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AI 반도체주 차익실현과 초대형 IPO 수급까지 겹치면서 시장은 다시 변동성 구간에 들어섰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과 유가 흐름, 반도체주 수급이 이번 주 뉴욕증시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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