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부터 전세사기 피해자가 경매나 공매 등을 거친 뒤에도 임차보증금의 3분의 1을 회복하지 못하면 국가가 부족한 금액을 지원한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최소 피해회복액을 국가가 보장하는 제도가 시행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된 법과 시행령은 11월 13일부터 시행된다.
핵심은 ‘임차보증금 최소보장제’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임차보증금 3분의 1을 최소보장금으로 정한 뒤, 경매 배당금과 경매 차익,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통해 회수한 금액, 임대료 지원액 등을 합산해 실제 회복액이 최소보장금에 미치지 못하면 그 차액을 최소지원금으로 지급한다.
예를 들어 임차보증금이 1억5,000만원인 피해자가 경매 배당금 2,000만원과 경매 차익 1,000만원을 회수했다면 현재까지 확보한 금액은 3,000만원이다. 임차보증금의 3분의 1인 5,000만원을 최소보장금으로 계산하면 부족한 2,000만원을 국가 지원으로 받을 수 있다.
경매나 공매가 끝나기 전 지원금을 먼저 지급하는 ‘선지급-후정산’ 제도도 도입된다. 신탁사기 등 무권계약 피해자가 대상이며, 임차보증금반환채권으로 받은 금액과 선지급 전까지 받은 임대료 지원액 등을 뺀 나머지를 우선 지급한다.
가령 보증금 1억5,000만원인 피해자가 별도의 회복금 없이 임대료 지원액 1,000만원만 받은 경우, 최소보장금 5,000만원에서 이미 받은 1,000만원을 뺀 4,000만원을 먼저 받을 수 있다. 이후 경매나 매각 절차를 통해 추가 회수한 금액이 발생하면 이를 반영해 최종 정산한다.
이번 제도는 11월 13일 이후 발생한 전세사기뿐 아니라 기존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도 적용된다. 다만 전세사기특별법에 따라 피해자로 인정받고, 경·공매 종료 후 실제 회복액이 보증금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하는 등 정해진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지원금 신청과 지급 업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맡는다. 피해자가 LH에 피해주택 매입을 요청한 경우에는 경매 차익 산정이 끝난 뒤 최소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다. 그 밖의 경우에는 피해주택 처분 절차가 종료된 이후 신청할 수 있다. 선지급금은 LH의 피해주택 매입이나 처분 절차가 끝나기 전에도 신청할 수 있다.
LH는 신청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지급 여부와 금액을 결정해 통지해야 한다.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한 차례에 한해 최대 30일까지 처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지급 결정이나 금액에 이견이 있는 피해자는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지원금을 받은 뒤 보증금을 추가로 회수한 경우에는 정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추가 회수 사실을 신고하지 않거나 반환해야 할 금액을 정해진 기간 안에 돌려주지 않으면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으로 전세사기 피해자가 최소한 보증금 일부를 회복할 수 있는 안전망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원 대상과 회복액 산정 방식이 복잡할 수 있는 만큼 피해자는 피해자 결정 여부와 회수금 내역을 확인한 뒤 LH를 통해 신청 절차를 안내받아야 한다.
정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