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물러간다는 절기, 처서(處暑)인 오늘 전국은 그 이름이 무색하게 더욱 강력한 찜통더위의 기세에 휩싸였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대된 가운데, 강릉의 아침 기온은 30도에 육박했고 서울 역시 27.4도를 기록하며 힘겨운 새벽을 맞았다.
한낮의 열기는 더욱 기세를 올릴 전망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오늘 낮 최고기온은 서울이 34도, 전주 35도, 대구는 36도까지 치솟는 등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수준의 무더위가 예보됐다. 습도까지 높아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욱 높게 느껴질 것으로 보여, 노약자와 야외 작업자는 온열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휴일인 내일도 오늘과 비슷한 수준의 폭염이 이어지며 주말 내내 푹푹 찌는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국지성 소나기 소식도 있다. 오늘 오후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 영서 중북부, 제주 지역에 5에서 40mm 안팎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일은 소나기 구역이 경기 동부와 강원, 충북과 경상권 등 동쪽 대부분 지역으로 더욱 확대되겠다. 이 소나기는 좁은 지역에 강하게 쏟아지고,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하며 요란하게 내릴 수 있어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한편, 달의 인력이 강해지면서 바닷물의 높이가 높아지는 대조기인 만큼, 서해안과 남해안의 저지대에서는 밀물 때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
이번 폭염의 기세는 다음 주 초반에 비가 내리면서 한풀 꺾일 전망이다. 월요일인 모레 서울 등 서쪽 지방에서 비가 시작돼, 화요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되면서 길었던 무더위의 기세를 다소나마 누그러뜨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