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북이 이정종 수필가의 ‘백년 인생, 천년 나무를 탐하다’를 출간했다고 17일 밝혔다.
경복궁 안으로 수많은 이의 발걸음이 향한다. 점심 후 커피 한잔 손에 들고 산책하는 직장인, 한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는 외국 관광객,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일행까지. 오가는 발걸음 사이로 수정전 앞에 서 있는 큰 말채나무 세 그루가 보인다. 옛적 수정전에서 공부하던 문신들의 문무 조화를 위해 무인의 나무인 말채나무를 심은 것이다. 이처럼 궁궐 나무 각각은 문무, 음양의 조화, 비보의 술책 등 여러 이야기를 품고 있다.
‘백년 인생, 천년 나무를 탐하다’는 궁궐과 우리 주변 나무에 관한 교양서다. 나무 이름의 유래와 특성, 잎과 열매의 생김새 그리고 긴 세월 한자리에 머물며 남몰래 지켜온 이야기까지. 이 책과 함께 10년의 나무 답사 여정을 따라 걷다 보면 ‘사람은 나이 들어가며 추해지지만, 나무는 오히려 나이를 먹어가며 더 풍요롭고 아름다워진다’는 옛말이 새삼 와닿는다. 지긋하고 고고한 멋을 잃은 시대에 탐해야 할 것이 바로 이 천년 세월을 품은 나무의 이야기다.
이 책은 △첫째, 궁궐에서 만나는 나무의 이야기 △둘째, 백제의 수도 부여에서 만나는 나무의 이야기 △셋째, 나무와 사람, 노거수의 이야기 등 크게 세 파트로 구성돼 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에도 담긴 사연과 이야기가 많다. 그 숱한 세월이 순간에 사라지기도 한다. 작가는 안타까운 마음에 한 그루의 나무라도 더 찾아보기로 했다. 오랜 세월 우리 곁에서 선조들과 우리로 연결되는 많은 사연이 존재한다. 이 모든 사연이 이정종 작가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남기를 바란다.
추천사
우리의 역사, 문화가 서린 곳이라면 어김없이 지킴이 고목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수백 년에서 때로는 천 년을 훌쩍 넘긴 이런 고목에는 오랜 세월 동안 켜켜이 쌓인 사람들의 온갖 사연이 스며들어있다. 작가는 서울의 조선시대 궁궐을 중심으로 주요 고목과 의미 있는 나무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얽힌 이야기를 풀어냈다. 나무를 좋아하는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녹아있다. 특유의 섬세함과 정겨움이 녹아있는 글이 가득하다.
박상진,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궁궐의 우리 나무’ 저자
수필가 이정종 선생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오래 산 나무를 답사하고 이야기를 모은 책을 낸다니 두 손 모아 감축드린다. 10년 넘는 공력이 깃들인 사진과 글을 읽어가면서 행간 곳곳에서 배어 나오는 나무 냄새와 인문의 향기에 휩싸이는 광휘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이 책을 통해 나무는 나무만이 아니고 개인과 마을과 국가와 민족의 이야기 발화지이며 역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논어’에 이르길 ‘시경’의 시들은 나무를 많이 알게 한다고 하였다. 그러니 나무 이름 하나 아는 것은 문구 하나를 얻는 것과 같다. 이런 나무와 관련된 가치가 있는 책을 쓰려고 노력한 선생의 내공 때문인가, 문장이 나무처럼 건장하고 푸르다.
공광규, 시인, 문학박사
[서울 : 렛츠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