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축구 로스앤젤레스FC(LAFC)의 손흥민이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위험천만한 태클에 이례적으로 분노를 터뜨렸다. 자칫 대형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에 평소 침착하던 손흥민도 강하게 항의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됐다.
사건은 18일(한국시간) 코스타리카 산호세 알레한드로 모레라 소토 경기장에서 열린 알라후엘렌세와의 2026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16강 2차전에서 발생했다. 1차전을 1-1로 마친 양 팀이 8강행 티켓을 두고 격돌한 가운데, 알라후엘렌세는 팀의 핵심인 손흥민을 막기 위해 초반부터 거친 압박을 가했다.
논란의 장면은 후반 4분경 터졌다. 손흥민이 중앙선 부근에서 드리블로 역습을 전개하던 중, 상대 미드필더 아론 살라자르가 뒤처지자 공과는 상관없이 손흥민의 발목을 겨냥해 깊숙한 백태클을 시도했다. 충격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진 손흥민은 고통을 호소하는 대신 곧바로 일어나 살라자르에게 달려갔다.
분노한 손흥민은 살라자르의 가슴을 어깨로 강하게 밀치며 항의했다. 살라자르 역시 물러서지 않고 맞서면서 양 팀 선수들이 한데 엉켜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주심은 상황이 진정된 후 태클을 가한 살라자르뿐만 아니라, 보복성 행동을 한 손흥민에게도 나란히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지 중계진과 언론은 살라자르의 태클 수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6월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선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악의적인 반칙이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손흥민이 억울하게 경고를 받은 직후 LAFC 동료들이 더욱 강하게 결집하며 경기 흐름이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분노의 힘이었을까. LAFC는 손흥민의 경고 직후인 후반 6분 마크 델가도의 도움을 받은 나탄 오르다스가 동점 골을 터뜨리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다비드 마르티네스가 극적인 역전 결승 골을 성공시키며 2-1 승리를 거뒀다. 1·2차전 합계 3-2로 앞선 LAFC는 극적으로 챔피언스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다시 '월드클래스'다운 품격을 보여줬다. 8강 진출이 확정된 뒤 침울해하는 알라후엘렌세 선수들을 찾아가 일일이 위로했고, 특히 거친 파울로 충돌했던 살라자르에게 먼저 다가가 포옹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살라자르는 경기 후 자신의 SNS에 손흥민과 경기 중 마주한 사진을 올리며 존경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LAFC는 이번 승리로 북중미 최정상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비록 손흥민은 7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며 침묵이 길어지고 있으나, 팀의 8강 진행 과정에서 보여준 투지와 리더십은 향후 본선 여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