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성미가 과거 암 투병 과정에서 작성했던 유서와 사후 준비 사항을 공개하며 죽음을 대하는 현역 희극인의 자세를 드러냈다. 이성미는 최근 동료 연예인들과의 만남 및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유방암 선고 이후 변한 생사관과 자녀들을 위해 직접 마련한 납골당, 수의 등에 관한 구체적인 심경을 밝혔다.
[이성미 SNS]
이성미의 암 투병은 지난 2013년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수술을 앞두고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 상황을 대비해 통장 비밀번호와 보험 내역 등을 상세히 적은 유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술 직후 건강을 회복하며 해당 유서는 파기했으나, 이 사건은 그가 삶의 마지막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가족 구성 과정에서의 풍파도 다시금 조명됐다. 이성미는 과거 가수 김학래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은 뒤 미혼모로서 사회적 편견을 견뎌야 했다. 이후 남편 조대원 씨를 만나 가정을 꾸리는 과정에서 조 씨가 장남을 자신의 호적에 올리고 친자식으로 받아들이며 현재의 1남 2녀 가정이 완성됐다. 잡지사 기자와 인터뷰이로 만나 네 번째 만남 만에 결혼을 결정했던 일화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순애보로 꼽힌다.
실제 이성미는 암 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죽음에 대한 준비를 멈추지 않았다. 자녀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겠다는 이유로 본인이 안치될 납골당을 직접 선정하고 수의까지 미리 제작해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절친한 후배인 송은이에게 자신의 장례 절차 전반을 맡아달라고 부탁하며 "슬프기만 한 이별이 아니라 잘 보내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현장에서 지켜본 이성미는 자신의 아픈 과거와 투병 사실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내며 주변인들의 반응을 살폈다. 심각한 주제임에도 특유의 유머를 섞어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습이었으나, 자녀와 후배들에게 남길 마지막 메시지를 언급할 때는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했다. 대화 도중 송은이를 지목하며 장례식 위임을 재차 확인하는 대목에서는 농담 섞인 말투 뒤에 숨은 진지한 고찰이 드러났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이성미의 이러한 행보가 중장년층 연예인들 사이에서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과거를 숨기기보다 드러내고, 닥쳐올 죽음을 회피하기보다 관리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점이 대중에게 새로운 울림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현재 이성미는 건강을 유지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나, 그가 던진 사후 준비에 대한 화두는 가족의 정의와 존엄한 마무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로 번지는 양상이다. 연예인의 사생활 공개가 단순한 가십을 넘어 생의 마감 방식을 고민하게 하는 지점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고백으로 인해 유명인의 투병 이후 삶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과 장례 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