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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침묵(김연주)
기사입력 2023-03-09 23:48 | 최종수정 03-10 09:29(편집국) | 기사 : 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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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침묵

만물이 시인을 만든다.
마음이 시인을 만든다.

변하는 모든 것들이 시를 태어나게 하고
마음은 모든 걸 매 순간 변하게 만든다.

글 봉오리의 절제는 시인을 길들이고
온 만물이 시인의 눈에 글로 쓰일 때

듣는 이는
시가 말하던 풍경을 보지 않아도 본 듯 그리고

작은 봉오리만 전해
만발한 꽃을 상상하게 되면

시는 침묵해야 한다.
시는 작은 봉오리만 전해야 한다.

작은 봉오리 안 세계를
상상하는 건 독자의 몫이다.

때론 보여 주지 않는 것이 
더 많은 것을 보여 줌을 알기에

시의 침묵을 위해
시인은 묵언의 고행을 걷는다.

하지만
시의 침묵은 오래가지 못한다

풍경은 어제와 또 다르고
보는 시인의 마음이 풍경을 시시각각 다르게 한다.

변하는 모든 것은
또다시 시의 침묵을 깬다.

변하는 것이 있는 한
시의 침묵도 영원할 수 없고

시도 세월 따라 변하고
보는 이에 따라 변한다.

하지만 변하면 안되는 것은
시는 저 꽃까지 전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미디어일보 인문학 작가상 수상>

음악하는 김연주 작가는 드러머이자 작곡가이다.
2003년도에는 작사 작곡 연주가 가능한 실력파 가수 여성밴드 로렐라이로 데뷔 음반 발매 윤도현의 러브레터, sbs인기가요, kbs음악방송 각종 케이블 방송 등을 출현하며 활발한 방송활동을 한 가수이다.


<드럼 연주를 하는 음악가 김연주>

"글은 어릴 적 부터 썼어요"

누구나 쓰는 글이지만 작가의 글을  보면 삶의 오랜시간을 함께 하며 글에 대해 진지하고도 확고한 신념이 누구나 쓰는 글과는 확실하게 구분짓게 한다. 

"싫어요!"
뭐든 다 받아 들일것 같은 작가의 세계관에 단호하고도 확고하게 까지 느껴지는 이 발언은 마치 나이가 지긋한 노작가의 꿈쩍도 않는 신념의 뿌리가 느껴지는 듯 하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의 시는 쉽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쉽게 읽히는 김연주 작가의 시는 독자로 하여금 오랜 시간 생각하게 하는 여운의 미가 남는다.

"시의 침묵"을 보면 작가의 시적 신념과 작가의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시는 제게 또다른 음악입니다. 글로 연주하는 노래" 

시도 음악도 오래오래 남아 시대 따라 사람따라 다시 태어나 재해석 된다해도 여전히 좋은 글로 남아 어느 시대 누구에게도 위로와 힘이 되는 글로 남을 수 있길 소망하는 김연주 작가의 시는 대중들에게 삶을 고찰하고 여운을 주는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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