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ㆍ문화 라이프ㆍ유통 오피니언 의료
[칼럼]살아서도, 죽어서도 고향으로 오지 못하는 혜초대사의 망향가.
강암 최덕곤 선생의 서예 작품 ...
기사입력 2015-01-20 22:44 | 최종수정 03-11 22:54(편집국) | 기사 : 최영기자
카카오톡

혜초대사는 갓 스무 살(723년부터 727년까지 )에 두 다리로 아랍까지 다녀온 우리 역사 최초의 세계인이며 현존하는 우리의 가장 오래된 서책이자 세계 4대 여행기로 꼽히는 ‘왕오천축국전’을 쓴 개척자이자 선구자이다.

왕오천축국전은 신라의 승려 해초가 723년부터 727년까지 육로로 중국을 거쳐 인도의 다섯 천축국을 돌아보고 와서 쓴 책으로 상하 두 권은 당시 천축국의 모습을 상세히 알아볼 수 있는 기행문이다.

이 책은 7세기 현장법사의 ‘대당서역기’, 13세기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여행기로 평가 받고 있다. 중국 돈황 천불동에 있던 것을 프랑스 학자 펠리오가 가져가 루불박물관에 잠재우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위대한 개척자이자 선구자인 혜초는 프랑스 학자 펠리오가 발견하고 중국의 나진옥이 출판하여 세상에 알려진 뒤 1915년에 일본 학자에 의해 혜초가 신라인임을 알게 된다.

요즘이야 비행기 타고, 배 타고, 자동차 타고 안전하게 가더라도 힘들다고 불평을 하겠지만 혜초대사는 오직 두 다리만으로 모든 위험과 고난을 헤치며 인도 다섯 천축국을 모두 돌아 다녔으니 그 고생이야말로 이루다 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구도(求道)여행이라지만 인간 혜초 역시 고향이 그립고 가족이 그립지 않았겠는가?

혜초는 고향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오행시로 지어 그 마음을 달랬다.

 
  月夜瞻鄕路(월야첨향로) 달 밝은 밤에 고향 길 바라보노라면


  浮雲颯颯歸(부운삽삽귀) 너울너울 뜬 구름만 고향 길 가네.


  緘書參去編(함서참거편) 그 구름편에 편지 봉해 부치려하니


  風急不聽廻(풍급불청회) 빠른 바람에 구름을 잡을 길 없네


  我國天岸北(아국천안북) 내 고향은 하늘 끝 북쪽이구요.


  他邦地角西(타향지각서) 내가 있는 남의 땅은 서남쪽이라오.


  日南無有雁(일남무유안) 햇볕 따뜻한 이곳엔 기러기도 오지 않으니


  誰爲向林飛(수위향림비) 그 누가 내 소식을 계림(신라)으로 전해주리.


이 시는 혜초대사의 왕오천축국전 안에 실려 있는 여수(나그네의 고향 생각)라는 시로 구도여행을 위해 천축의 여러 나라를 주유하면서도 고국 신라와 고향을 꿈에도 잊지 못하는 혜초대사의 절절한 망향가이다.

그는 살아서는 조국 신라로 돌아가지 못하고 중국에서 운명하였고 그의 작품들 역시 머나 먼 프랑스에서 귀향의 꿈을 꾸며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혜초의 시를 읊조리다 보면  그의 마음이 전해져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붉혀지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인가보다.

혜초대사의 절절한 망향 시 한편이 천년 뒤의 후인들의 심금을 울려 고향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서예가 江巖 崔悳坤

- 약력 -

전) 하남시 부시장

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초대관장

한국현대미술협회 추천작가 2007.12.14

한국현대미술협회 초대작가 2011.12.17

한국현대미술협회 심사위원 자격 취득 2014.12.20



   
 

한국미디어일보 / 등록번호 : 서울,아02928 / 등록일자 : 2013년12월16일 / 제호 : 한국미디어일보 / 발행인 : 백소영, 부대표 : 이명기 논설위원 (대기자), 편집인 : 백승판  / 발행소(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99, 4층 402호 / 전화번호 : 1566-7187   FAX : 02-6499-7187 / 발행일자 : 2013년 12월 16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소영 / (경기도ㆍ인천)지국, (충청ㆍ세종ㆍ대전)지국, (전라도ㆍ광주)지국, (경상도ㆍ부산ㆍ울산)지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지국 / 이명기 편집국장(전국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