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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자부심 느끼게 될 것" 발언에도 광화문 조형물 '군사주의 흉물' 논란 확산
입력 2026-05-14 09:55 | 기사 :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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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대형 석재 조형물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전쟁 참전국을 기린다는 취지로 조성된 시설물이 오히려 광장의 경관을 해치고 군사주의적 색채를 띠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이를 선전 선동으로 규정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으나, 200억 원이 넘는 예산 투입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12일 오후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인근에서 감사의 정원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정원의 핵심 시설인 감사의 빛 23은 한국전쟁 참전 23개국을 상징하는 6.25m 높이의 석재 기둥 23개로 구성됐다. 조형물 아래 지하 공간에는 참전 용사들의 기록을 담은 전시실이 마련됐으며, 전체 사업비로는 약 207억 원이 집행됐다.

현장에 설치된 석재 기둥들은 비스듬히 세워진 형태가 총을 비껴 든 군인의 모습인 '받들어 총'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현장을 방문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동물 사체 뼈가 연상되는 기괴한 조형물"이라며 "외교부 쪽에서 바라보니 세종대왕께서 창살에 갇힌 듯 보여 경악스럽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이를 국민의 공간인 광화문광장에 가해진 이념적 붓질이라고 규정했다.

정치권의 공세도 이어졌다. 한가선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사업을 오 후보의 임기 말 업적 쌓기로 규정했다. 한 대변인은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200억 원이 넘는 시민 세금이 후보 개인의 홍보 수단으로 낭비됐다고 주장하며 날을 세웠다.

온라인상의 여론도 냉담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서울시 공식 계정에는 해당 시설물을 흉물로 규정하며 철거를 요구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예산을 조형물 설치가 아닌 생계가 어려운 참전용사 지원에 써야 했다는 지적과 함께, 경복궁 앞이라는 장소의 역사성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 찬성 의견이 있었으나 비판적인 목소리에 묻히는 양상이었다.

오 후보는 이 같은 비판을 야권의 조직적 훼방으로 규정했다. 그는 준공식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의 정원이 소중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이 조형물이 극우와 군사주의의 상징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지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며 역공에 나섰다.

오 후보는 13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국민과 학생들이 현장을 직접 보게 되면 자부심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조형물의 가치를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준공식 이후에도 조형물 주변을 둘러보는 시민들 사이에서 디자인과 설치 위치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계속됐다.

이번 논란은 공공건축물의 디자인 심의 과정과 광장의 정체성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을 다시 점화시켰다. 특히 선거 국면과 맞물려 조형물의 예술적 가치보다는 정치적 상징성과 예산 집행의 투명성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서울시가 조형물 설치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광화문광장의 시각적 질서와 역사적 맥락을 둘러싼 갈등은 선거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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