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전국 투표율이 11.60%로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체 유권자 4464만9908명 가운데 518만486명이 투표를 마쳤다. 사전투표 제도가 지방선거에 도입된 이후 첫날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이번 첫날 투표율은 직전 지방선거였던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첫날 사전투표율 10.18%보다 1.42%포인트 높다. 2018년 지방선거 첫날 투표율 8.77%도 넘어섰다. 다만 전국 단위 선거 전체와 비교하면 2024년 제22대 총선 첫날 15.61%, 2025년 제21대 대통령선거 첫날 19.58%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22.31%로 가장 높았다. 전북은 19.39%로 뒤를 이었고, 강원 14.37%, 광주 14.19% 순이었다. 서울은 11.22%, 부산은 10.68%를 기록했다. 대구는 9.02%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경기 9.78%, 인천 10.15%도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첫날 투표율이 지방선거 기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여야는 각각 지지층 결집 신호로 해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심판" 구도를 앞세워 투표 참여를 독려했고, 국민의힘은 "정권 심판"을 내걸고 본투표까지 지지층을 끌어내겠다는 전략을 폈다. 박빙 지역이 늘어난 상황에서 사전투표율은 선거 막판 판세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당 지도부는 사전투표 첫날부터 현장 행보에 나섰다. 정청래 대표는 서울 마포구 성산2동 주민센터에서 투표한 뒤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 지원 일정에 나서며 수도권 승부를 강조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전북 남원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하며 호남권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본투표와 사전투표를 나눠 지지층 참여를 독려했다. 장동혁 대표는 다음 달 3일 본투표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세종과 경기 지역 유세에 나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대전 유세에서 투표 참여를 호소했고,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경남 통영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재·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지역도 투표율 흐름이 주목받았다.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지방 권력과 국회 의석을 동시에 둘러싼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선관위 집계 기준 재보궐선거 지역의 첫날 평균 사전투표율은 12%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투표율 상승이 최종 투표율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질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사전투표율이 2018년보다 소폭 올랐지만, 최종 투표율은 50.9%로 낮아졌다. 사전투표가 전체 참여를 새로 끌어올리기보다 본투표 수요를 앞당기는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방선거는 대선과 총선보다 후보와 지역 현안의 영향이 커, 막판 조직력과 지역별 관심도가 투표율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선관위는 사전투표 부정선거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투표함 보관 장소를 폐쇄회로 TV로 24시간 공개하고, 투표함 받침대도 투명 재질로 바꿨다. 사전투표는 30일에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3571개 사전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지방선거 첫날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최종 투표율과 격전지 승패는 둘째 날 사전투표와 6월 3일 본투표 참여 규모에 따라 다시 갈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