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감사가 2주 차에 들어서면서 여야의 공방이 사법·수사기관을 중심으로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헌법재판소와 공수처, 경찰청, 국무조정실 등에 대한 감사가 잇따르는 데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까지 예정돼 있어 인사 논란과 검찰개혁 후속 대책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는 12일부터 16일까지 감사원과 헌법재판소,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법사위 감사에서는 사법부의 독립성과 재판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와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부를 둘러싼 논쟁이 국정감사장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재제청을 요구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헌법적 근거와 구체적인 사유가 부족하다며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권은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임명권을 사실상 제약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야권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려는 시도라고 맞서고 있다.
공수처 국정감사에서는 주요 수사의 진행 상황과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사건 처리의 공정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관련 사건을 수사·기소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외압이나 선택적 수사가 있었는지를 두고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무위원회는 12일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다. 국민의힘은 최근 논란이 된 정부 인사 문제를 비롯해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을 둘러싼 검증 논란과 인사 검증 시스템의 적절성도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행정안전위원회는 같은 날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을 감사한다. 검찰청 폐지 이후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한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따라 경찰의 수사 권한과 책임이 확대된 만큼, 경찰 수사 역량과 인력·조직 운용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거론된다.
경찰이 대부분의 일반 사건을 담당하게 된 상황에서 부실수사와 사건 지연을 막을 통제 장치가 충분한지, 공소청과 경찰 사이의 보완수사 요구 과정에서 이른바 사건 핑퐁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지에 대한 질의도 예상된다. 최근 경찰의 사건 조작·은폐 의혹과 관리미제 사건 증가 문제까지 맞물릴 경우 경찰 내부 감찰과 수사 신뢰도 문제로 논의가 확대될 수 있다.
오는 14일에는 행안위가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다. 김 후보자의 검찰 재직 당시 행적과 수사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 검찰개혁 적임자 여부가 주요 검증 대상이다.
김 후보자를 둘러싸고 여권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강경파는 과거 검찰 경력과 지휘 과정 등을 문제 삼으며 지명 철회를 요구해 왔고,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청문회에서는 야당의 공세뿐 아니라 범여권 내부의 이견도 공개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국방위원회에서는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고와 북한의 군사적 위협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국방위는 12일 병무청 국정감사와 국방과학연구소 현장 시찰을 진행하고, 13일에는 방위사업청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이어간다.
최근 DMZ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해 군 당국은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고, 북한은 이를 자작극이라고 반박했다. 여야가 사고 원인과 군의 대응, 대북 경계태세를 놓고 책임 공방을 벌일지 주목된다.
이번 주 국정감사는 정부 인사와 사법부 독립, 경찰 수사권 확대, 중수청 출범 등 새 형사사법체계의 안착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집중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김지용 후보자 청문회와 조희대 대법원장 관련 논쟁이 맞물리면서 국감장이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충돌의 장으로 변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