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대마를 선박 컨테이너를 통해 국내로 들여온 뒤 해외 마약 조직에 되팔려 한 50대 남성에게 검찰이 중형을 요청했다. 밀반입 물량은 약 636㎏으로, 검찰 추산 약 127만명이 동시에 흡연할 수 있는 규모다.
검찰은 29일 수원지방법원 형사13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일본 야쿠자 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A씨는 베트남 마약 조직과 공모해 대마를 국내로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태국 람차방항에서 출발하는 선박 컨테이너에 대마를 실어 국내로 보내려 했다.
해당 대마의 국내 유통가치는 약 954억원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은 밀수입된 물량 가운데 일부가 베트남과 일본의 마약 조직에 다시 넘어갈 예정이었다고 보고 있다. 거래 대금은 가상자산으로 지급해 자금 흐름을 숨기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A씨는 마약 밀수 과정에서 단순 운반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해외 조직과 국내 반입 및 재수출 계획을 협의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마약류의 양이 매우 많고 국제 범죄조직과 연계된 점, 과거 마약 및 무기 관련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도 중형 구형의 근거로 제시됐다.
A씨는 2016년 필로폰 956g과 권총 1정, 실탄 19발을 소지·수입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출소 이후 다시 국제 마약 거래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재범 여부와 범행의 조직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변호인은 수사 과정과 공소 제기에 문제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마약 전과자를 정보원으로 활용해 함정수사를 벌였고, 실제 범행을 주도한 인물은 수사 대상에서 빠졌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변호인은 재판부에 공소기각을 요청했다.
또 A씨가 감당하기 어려운 빚에 시달리던 상황에서 마약 유통 제안을 거절하지 못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범행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한 점,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는 점도 양형에 반영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 역시 최후진술에서 “주도자가 없었다면 범행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범행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돈을 벌어 채무를 갚을 수 있다는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이번 사건은 국내를 경유지로 활용해 대규모 마약을 해외 조직에 공급하려 한 국제 마약 거래 사건으로, 실제 밀수에 관여한 조직의 범위와 주도자 규명이 남은 과제로 꼽힌다. 재판부는 변론 내용을 검토한 뒤 A씨의 구체적인 가담 정도와 수사 과정의 적법성 등을 따져 선고할 예정이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