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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중수청 시대 개막…78년 검찰 체계 막 내렸다

백설화 선임기자 | 입력 26-10-02 09:19



수사와 기소를 한 기관이 함께 맡아온 형사사법 체계가 2일 전면 개편됐다. 1948년 출범한 검찰청이 78년 만에 폐지되고, 기소와 공소유지는 공소청이, 중대범죄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맡는 구조로 전환됐다.

개정 형사소송법과 공소청법, 중수청법 시행에 따라 앞으로 대부분의 형사사건 수사는 경찰이 담당한다. 일부 사건은 특별사법경찰관이 맡고, 중대범죄로 분류된 사건은 중수청이 수사한다. 법관과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이 피의자인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와 기소를 담당한다.

수사와 기소가 나뉘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고소·고발 절차다. 종전에는 경찰서와 검찰청 모두 고소장과 고발장을 접수했지만, 이날부터는 경찰서나 중수청에 제출해야 한다. 공소청은 수사기관이 넘긴 사건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공소청 검사는 원칙적으로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다. 경찰이나 중수청의 수사가 미흡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대신 재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관여하게 된다. 다만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영장 청구 등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일부 사건은 일정 기간 공소청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예외가 마련됐다.

검찰청이라는 명칭은 사라졌지만 검찰총장과 검사라는 직업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헌법에 검찰총장과 검사의 지위가 규정돼 있어 조직 명칭과 권한을 바꾸기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소청의 수장은 검찰총장이 맡고, 검사들은 공소청에서 기소와 공소유지 업무를 수행한다.

중수청에는 검사라는 직위 대신 수사관 체계가 적용된다. 중수청은 중대범죄 사건을 전담해 수사하고, 수사 결과를 공소청에 넘겨 기소 판단을 받게 된다. 영장 청구도 공소청 검사가 자체 판단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신청을 전제로 이뤄진다.

이번 개편은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모두 장악하면서 무리한 수사와 정치적 수사 논란이 반복됐다는 비판에서 출발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한 기관에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반면 수사기관이 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할 경우 이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장치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찰과 중수청, 공소청 사이의 협업이 원활하지 않으면 사건이 기관 간에 오가는 이른바 ‘사건 핑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수사기관은 사건을 넘기고 공소청은 보완을 요구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중수청은 정원 2,874명 가운데 약 1,900명 규모로 우선 운영되고, 자체 유치장과 구치소가 마련되지 않아 경찰서 유치장과 교정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공소청 역시 검찰청에서 이관받은 미제 사건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업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두 기관의 인선을 마무리하고 제도 안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권력 분산이라는 취지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사건 처리 속도와 권리 보호로 이어질지는 기관 간 협조와 독립적인 통제 장치가 실제로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백설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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