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이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과정에서 예산과 인사, 보안 시스템 등 핵심 준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직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임 청장은 6일 광주중수청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사기관은 보안이 생명”이라며 “큰 공간에 책상과 사람만 있다고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두 달 안에 정상화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으로 본다”며 중수청의 개청 준비가 미흡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개청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한 사실도 공개했다. 임 청장은 “78년 만의 수사 구조 개혁인 만큼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며 “1년이라는 시간도 짧아 당장 정상적인 가동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임 청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6월 초 법무부 장관에게 혼란이 예상된다며 개청 연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예정대로 중수청이 출범하면서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직이 가동되게 됐다는 것이 임 청장의 주장이다.
예산과 조직 체계, 인사 절차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임 청장은 “예산 등이 아직 제대로 내려오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상황”이라며 “5급 이상 간부들도 부임지를 개청 전날 통보받았고, 개청 당시까지 직제표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수청이 앞으로 넘겨받을 사건의 규모와 내용도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광주중수청이 전북과 제주 등 인접 지역을 포함하는 광역 단위 조직으로 운영될 경우, 해당 지역 주민들이 광주까지 이동해 조사를 받아야 하는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임 청장은 “당장 지청을 설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필요하면 출장 조사를 실시해 시민이 아니라 공무원이 불편을 감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경찰과 수사 대상이 겹칠 수 있는 7대 중대범죄를 다루는 과정에서는 수사의 공정성과 절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신뢰받기 어렵고 수사 결과에도 누구도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검찰처럼 사건에서 무엇이라도 나올 때까지 파고들고,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가족까지 들여다보는 절제되지 않은 수사는 광주중수청에서는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인 김지용 후보자에 대한 공개 비판으로 조직 내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임 청장은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이자 시민의 권리”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과거 지휘라인 관여와 관련해서는 “여러 차례 불미스러운 일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발언은 임 청장의 주장으로, 향후 사실관계 확인과 당사자의 반박 여부가 주목된다.
임 청장은 자신이 중수청에 지원한 이유에 대해서는 수사와 기소 분리 및 중수청 설계 과정에 참여한 만큼 새로운 수사기관의 출범 과정에도 함께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존 검찰 조직의 상명하복식 문화와 제 식구 감싸기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임 청장은 “시민이 믿을 수 있는 신뢰받는 수사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