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지난 6월 17일, 시민과 소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된 광명시 평생학습원의 상반기 시민 제안 프로그램인 ‘소통분담’의 첫 시민 강연자로 나온 장오수씨의 말이다.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란 두보가 남긴 말로서 남아라면 다섯 수레의 책은 읽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로 시작된 첫 강연에 나선 그는 약간의 긴장한 목소리였다.
(△첫 강연자인 장오수씨가 자기의 이름에 대한 사연들을 재치와 유머 있게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장씨는 자기의 이름에 대한 사연 하나를 풀어놓으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자기 이름을 오수(汚水)에 빗댄 이야기로 ‘아들이 하루는 아빠, 왜! 여기저기 하수구 빗물받이에 아빠의 이름이 적혀 있어?” 라는 질문에 “아빠가 땅을 여기저기 사놓고 잊어버릴까 봐 맨홀 위에 오수라고 새겨놓았다.” 며 너스레를 떨자 강연장을 찾은 시민들을 박장대소를 하며 강연장은 그 어느 유명인사의 강의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히 채워가고 있었다.
계속되는 자기소개에서도 “주 서식지는 철산1동이고 지금 저는 심각한 병이 하나 있는데……. ” 라고 말을 흐리자 객석에서는 걱정의 소리가 들려오며 박수로 화답하려는 순간 “그것은 다름 아닌 활자 중독증 환자이며 중증이고 말기이며, 치료제인 글씨를 상시 복용 중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라고 다시 한 번 너스레를 떨자 객석 여기저기에서 끝없는 박수갈채와 탄성에 가까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 강연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강연자의 익살스런 재치에 박수를 치며 행복해 하고 있다.)
강연자 장오수씨는 지난 6년간 매월 책을 10권의 책을 읽어오고 있다며, 강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 “시민들께서 독서의 즐거움과 필요성에 대해 전하고 싶었습니다.” 라며 “하루 종일 책만 읽고 또 읽는다.” 는 그의 말과 모습에서 독서가 그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강의 곳곳에 묻어났다.
그렇게 한바탕의 웃음과 감동으로 강연이 이어지고 난 뒤 두 번째 시민 강연자 서만수씨는 ‘만수의 회사생활 생존기’ 라는 주제를 통해 자신의 계획성 없는 성격으로 인해 LG 전자 연구원으로 고달픈 삶을 진솔하고 담백하게 그려내어 관객들로 하여금 따듯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는 연구원생활에서 자기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시켜 사내 최우수 강사와 수상인명구조원 등의 다양한 부분에서 색다른 도전을 통해 미래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고 있다.” 고 말하고 “이젠 계획 없는 삶보다 계획 있는 삶을 통해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 서만수 강연자가 부족함을 극복하고 장점을 부각시켜 성공한 경험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마지막 강연자로 나온 이초옥씨는 현재 광명시 초. 중. 고생을 대상으로 자살예방교육과, 성교육, 진로에 관한 강연활동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자기 자신을 소개하면서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강의의 주제인 ‘영어가이드에 도전해보기’를 통해 비록 실수 투성이였지만 포기하지 않고 실패를 통해 배우고 익혀가는 스타일인 자기 자신처럼 “항상 준비만 하는 삶보다 부족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을 때 도전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삶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0년 전, “완벽한 준비가 되면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아직도 열심히 준비만 하고 있다.”며 “완벽한 준비가 언제 끝날지 며느리도 모른다.”고 농담을 던지고 난 뒤, 시민들과 강연자 모두가 한바탕 웃음보가 터져 강의가 잠시 중단될 만큼 강의 내내 웃고 웃는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됐다.
(△이초옥 강연자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완벽한 사람이 없는 만큼 완벽한 준비도 없는 것이 아니냐!”며 “언제까지 준비만 할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하다가 보면 수많은 경험과 오류를 통해 다시 수정되면서 아름다운 자기만의 색깔과 모양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평생학습원의 상반기 시민 제안 프로그램인 ‘소통분담’ 제안자 황의원씨는 “시민들의 삶에 대한 노하우를 20분에 다 풀어 놓을 수는 없지만 각자의 철학적 의미와 소중한 경험적 지식들을 서로 공유하고 전통적 계승의 '품앗이 형 소통모델'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 시민소통프로젝트인 ‘소통분담’의 제안자 대표인 황의원이 기획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한편 '소통분담'은 시민이 스스로 강연자가 되고 관객이 되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시민소통 프로그램으로 9월 16일까지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되고, 강연자는 주제의 제한이나 나이와 성별, 학력을 불문하고 누구나 등록할 수 있으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20분 내외로 관객에게 전달하게 된다.
시민강연자로 등록을 원하거나 프로그램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전화(☎ 858-5581) 또는 이메일(mmedia@hanmail.net)로 문의하거나 기타 자세한 사항은 소통분담 시민제안 대표(황의원☎ 017-635-5580)에게 문의하면 된다.
도목현 기자 jointp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