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근황이 전해지며 대통령실의 높은 노동 강도가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취임 이후 체중이 5kg이나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강 비서실장의 근황을 직접 언급했다. 박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강 비서실장과 동행했으며, 당시 강 비서실장으로부터 "죽겠어", "나 5kg 빠졌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강 비서실장과 박 의원은 국회의원 출신으로 동갑내기 친구 사이다.
실제로 강 비서실장의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와 최근 모습을 비교하면,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이 확인된다. 그는 여러 회의 석상에서 찍힌 초췌한 모습 때문에 "워커홀릭"인 이재명 대통령에게 혹사당하고 있다는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기도 했다.
강 비서실장의 격무는 상사인 이재명 대통령의 '워커홀릭' 기질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주민 의원은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지 얼마 안 됐지만 굉장히 일을 많이 하고 있으며 국민들과의 접촉면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비하면 어마무시하게 넓다"고 언급하며 이 대통령의 왕성한 활동량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강 비서실장의 이러한 고충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1박 3일간의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이 대통령이 강 비서실장에게 '나 없어서 좋았다면서요'라는 취지로 농담을 건넸고, 이에 강 비서실장이 크게 웃었다는 일화도 전해졌다.
대통령실의 높은 노동 강도는 이전 정부에서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과로로 치아를 여러 개 빼내고 임플란트 치료를 받았다는 일화가 가장 유명하다. 문 전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보통 직장은 직책이 높을수록 일에 여유가 생기는 법인데, 청와대는 아래 행정요원, 행정관, 비서관, 수석비서관 순으로 직책이 높을수록 거꾸로 일이 많았다. 나는 첫 1년 동안 치아를 10개쯤 뽑았다"고 회고록에 기술했다.
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일하다 건강상의 이유로 1년 만에 물러났고, 이후 다시 청와대로 돌아가 시민사회수석, 민정수석, 정무특보를 거쳐 참여정부 마지막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러한 사례는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 참모진의 업무 강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강훈식 비서실장의 체중 감량 소식은 대통령실 직원들의 건강 관리와 업무 환경 개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