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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수능 언어 공부법

안춘섭 | 승인 13-12-05 23:49 | 최종수정 18-08-08 17:20(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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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수능 언어 공부법

곰 같이 공부할까? 여우 같이 공부할까?

CMG입시전략연구소 추민규 소장

 

 

여전히 공부에 대해서는 그런 믿음이 있다. 공부란 잔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는. 그래서 다 푼 문제집이 수북이 쌓일수록 성적도 그만큼 비례하여 오르겠지 하는 믿음으로 맹목적인 풀이에 집중하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공부의 절대량이라는 건 어떤 시험에서나 중요하다. 하지만 곰 같은 공부가 수능 공부에서 꼭 맞는 말은 아니다. 이 지면에서는 수능 시험에서 언어 영역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여우 같이 공부하는 법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하려고 한다.

 

누구나 아는 대로 수능은 암기가 아니라 수험생의 응용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수능 언어의 경우 최근에 EBS교재 반영 비율이 증가하면서 어떤 지문이 출제될지 그 범위가 어느 정도는 축소된 편이지만, 인문과 사회,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내용이 문제로 출제된다. 수능의 성격이나 범위만 따져 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해 이를 무언가를 외운다거나 배경지식을 마련하는 방식의 공부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 수능 언어에 출제되는 문제의 유형이 정해져 있다. 내용은 항상 바뀌지만 문제를 내는 방식과 형식은 반복된다는 뜻이다. 실력에 상관없이 수능을 준비하려고 했던 학생이라면 유형에 맞는 풀이가 중요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수능은 오래된 시험이고 최근 5개년 정도 기출 문제를 모아두고 정리해 보면 대략 어떤 유형이 시험이 나오는지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각 유형에 맞는 풀이법을 준비하는 것이 공부의 기본이 된다. 그런데 이 풀이법을 어떻게 준비하느냐는 각양각색이다. 많은 경우 유형별 풀이법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그걸 구체적으로 방법화하지 않고 막연한 감이나 반복적인 훈련만으로 대처하려고 하여 성과를 내지 못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유형에 맞는 풀이법을 터득하는 기본은 이 문제가 왜 출제가 되었는지 출제자의 의도를 꿰뚫는 것이다. 수능언어에 나오는 지문은 문제 출제를 위해 만들어진 내용이다. 출제자는 출제 지문을 선택할 때 이미 어떤 문제를 출제할지 함께 생각을 한다. 그리고 수능에 나오는 유형은 고정되어 있다고 앞서 이야기를 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지문을 출제의도에 맞춰 읽어낼 수 있는 준비를 해낸다면 지문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문제가 출제될 지를 예상할 수 있고, 이런 예상을 해낸다면 답은 명약관화다.

 

동시에 이런 출제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문의 독해요령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문제풀이는 더더욱 쉬워진다. 예를 들어 비문학 지문의 경우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짜임새를 갖춘 글들이 출제되기 마련이다. 비문학 지문은 궁극적으로 어떤 내용을 독자에서 설명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납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려면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한 통일된 사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일관된 생각을 만드는 것은? 바로 논리다. 거꾸로 말하면 그 글을 지탱하고 있는 논리를 이해하면 글쓴이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논리의 핵심이 되는 중심내용만 정확히 파악하면 지문 전체의 내용을 장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운문문학 지문은 시 한 편만 출제되는 것이 아니라 세 편 가량의 작품이 묶어서 한 지문 안에 등장한다. 그렇다면 각 시들이 짝을 지어 있는 이유만 분석해낼 수 있어도 어떤 문제가 출제될 것이며 그 해답은 어디에 가까울지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공식을 통해 문제를 풀이하고 응용하는 수학적 방법에 가깝다. 언어 영역을 수학처럼 접근한다는 게 낯설 수도 있겠지만 언어는 모호해도 그 언어를 배열하는 논리는 수리적이다. 언어 영역 점수가 잘 오르지 않거나 점수대가 일정하지 않는 학생들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는 소위 감으로 찍는방식으로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언제나 상당한 위험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내용 자체가 까다로워 감이 통하지 않는 난해한 지문이나 교묘한 함정이 있는 문제에는 능동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느낌이 아닌 머리로써 문제를 풀이한다면 이런 기복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공식만 안다고 모든 수학 문제가 술술 풀리는 게 아니듯이, 출제 원리와 독해의 기본 논리를 이해했다고 하여 모든 언어 지문이 금방 눈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이런 이해를 토대로 학생 스스로 새로운 글에 논리를 적용하고 실험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분명한 점은 이렇게 수능에 어울리는 구체적인 접근방법을 가지고 공부하는 게 아무 생각없이 문제풀이를 반복하거나 시험에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르는 배경지식을 얻기 위해 힘들게 책을 붙잡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이라는 점이다. 모쪼록 수험생 여러분이 보다는 우선 여우가 되어 다가올 시험을 지혜롭게 대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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