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출범하는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진 인선을 포함해 정권 초반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이재명 정부’ 구성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취임식 직후 김 최고위원을 총리에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히는 4선 의원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학생총연합 의장을 지낸 이른바 '86 운동권' 출신이며, 이번 대선에서는 선대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약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내란 극복 과정에서 분기점마다 김 최고위원의 조언이 주효했다"며 "김 최고위원의 선명성 강한 정무적 판단이 신임을 얻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요직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고, 32세에 15대 총선에서 당선된 바 있다. 총리는 의원 겸직이 가능하다.
비서실장에는 3선 강훈식 민주당 의원이 기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은 이 대통령의 경선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지냈으며, 본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1973년생으로 탁월한 정무 감각과 원활한 소통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비교적 계파색이 짙지 않은 중립 성향으로 평가되며,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가야 하는 비서실장직을 수락해 정권 초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보좌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정책실장에는 이 대통령의 '40년지기 멘토'인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기본소득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로,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를 지낼 때 경기연구원장을 역임했고,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까지 맡아 정책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
국가안보실장에는 위성락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다. 주러시아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으며, 2022년 20대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했다.
이 외에도 경제수석에는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1차관 등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 민정수석에는 검찰 특수통 출신인 오광수 변호사가, 신설되는 인공지능(AI) 정책수석에는 임문영 민주당 디지털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통령실 정무수석에는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 그룹 '7인회' 멤버인 김병욱 전 의원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인사 기준으로 '국민에 대한 충직'과 '능력'을 꼽았으며, 당초 경제 전문성을 갖춘 통합형 인사를 지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실력과 신뢰성을 검증한 측근 인사들을 초기 인선에 등용했다는 평가다. 이는 인수위원회 없이 시작하는 새 정부가 신속하게 국정에 집중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