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규명할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법무부에 검사 28명의 추가 파견을 요청하며 대규모 수사팀 구성을 공식화했다. 이는 앞서 파견받은 부장검사 5명을 포함, 총 33명의 검사로 수사 진용을 꾸리겠다는 구상으로, 특검법이 허용한 최대 40명에 육박하는 "매머드급" 규모다. 특검팀이 수사 개시를 위한 준비 단계부터 대규모 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전방위적이고 강도 높은 수사가 임박했음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8일, 민중기 특검은 이재명 대통령이 김형근(사법연수원 29기), 박상진(29기), 오정희(30기), 문홍주(31기) 변호사를 특별검사보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선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과 여성·아동 범죄 전문가, 그리고 법관 출신 인사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구성으로, 복잡하게 얽힌 의혹의 실체를 다각도에서 파헤치겠다는 특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진, 김형근 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절 대형 비리 사건을 전담하며 명성을 날린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와 창원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쳤으며, 김 변호사 역시 대검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 등 핵심 요직을 역임했다. 이들의 합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같은 복잡한 금융 범죄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홍일점인 오정희 변호사는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과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 침해 문제를 방지하고 섬세한 시각으로 사건에 접근할 전망이다. 특히 유일한 법관 출신인 문홍주 변호사의 발탁이 눈에 띈다. 서울중앙지법과 대전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낸 문 변호사는 수사 과정의 적법성을 통제하고, 향후 재판 과정까지 고려한 치밀한 법리 구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대규모 파견 요청이 수사 대상의 방대함과 사안의 복잡성을 고려한 필연적인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뿐만 아니라,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 그간 제기된 다수의 사건을 모두 수사 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기존 검찰의 수사 기록만 검토하는 데도 상당한 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압수수색, 계좌추적, 소환조사 등 독자적인 수사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인력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검팀의 요청에 따라 이제 공은 법무부로 넘어갔다. 법무부가 특검팀의 요청을 어느 정도 수용할지가 향후 수사의 속도와 강도를 결정할 첫 번째 관문이 될 전망이다. 특검법상 법무부 장관은 파견 요청에 응해야 할 의무가 있으나, 검찰 내부의 인력 사정이나 파견 대상 검사 조율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민 특검은 앞서 검찰과 경찰, 금융감독원 등 관련 기관을 잇달아 방문하며 수사 기록 이관과 협조를 요청하는 등 수사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번 대규모 검사 파견 요청은 수사팀의 인적 구성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단계로, 파견이 완료되는 대로 사건 기록 검토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소환조사 등 강제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 의혹의 중심에 선 사건인 만큼, "매머드급"으로 꾸려질 특검팀의 칼날이 어디를 향할지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