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만취 상태로 시속 135km가 넘는 속도로 역주행하다 마주 오던 차량을 덮쳐 2명의 목숨을 앗아간 20대 운전자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특히 피해자 중 한 명은 휴가를 나오는 군인 아들을 마중 가던 60대 어머니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인천지방법원에서 2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0대)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구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의 범행으로 무고한 2명이 사망했고 재물손괴 피해액 역시 상당하다"며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정지된 상태에서 또다시 운전대를 잡아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 5월, 인천 남동구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36%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SUV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SUV 운전자 B씨(60대 여성)와 A씨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20대 동승자가 현장에서 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제한속도가 시속 50km인 구간을 무려 135.7km로 질주했으며, 이미 이전의 음주운전 적발로 면허가 정지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B씨는 부대에서 휴가를 나오는 아들을 데리러 가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들을 만날 설렘을 안고 향하던 어머니의 마지막 길이 아들의 눈앞에서 비극으로 끝나면서, 이 사건은 단순한 교통사고를 넘어 한 가정을 송두리째 파괴한 참사로 기록됐다.
A씨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다시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있다"면서 "일부 피해 유족과 원만히 합의했고, 나머지 유족과도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 역시 최후진술에서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과 그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검찰은 A씨에게 차량 열쇠를 건네 음주운전을 방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동승자 C씨(20대)에 대해서도 징역 1년을 구형하며 음주운전 방조 행위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한순간의 무책임한 선택이 끔찍한 비극을 낳은 이번 사건의 최종 선고에 사회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