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와이어드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전세계 69만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심리 실험을 수행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는 사람들의 감정이 네트워크를 통해 전염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연구 논문을 실었다.
페이스북 데이터 사이언스 팀의 애덤 크레이머,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제이미 길로리, 코넬대 커뮤니케이션학부와 정보과학부의 제프리 핸콕 등이 진행한 해당 연구는 '사회관계망을 통한 대규모 감정 전염의 실험적 증거'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이 실험은 무려 68만9000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2012년 1월 11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됐으며, 연구진들은 사용자의 뉴스피드에서 긍정적인 게시물과 부정적인 게시물의 노출 빈도를 여러 범위로 조절했다.
그 결과 긍정적 게시물을 접하는 빈도가 감소한 사람들은 긍정적인 글을 더 적게, 부정적인 글을 더 많이 쓰게 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대로 부정적 글을 접하는 빈도가 줄어든 사람들은 긍정적인 글을 더 많이, 부정적인 글을 더 적게 생산했다.
즉 사람들은 직접 접촉 없이도 소셜 네트워크 상의 다른 사용자들이 표현한 감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실증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번 연구 논문이 발표되자 주요 외신 및 SNS 상에서 해당 실험의 윤리적 문제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며 페이스북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정보 사용 정책에서 "사용자의 정보들은 문제 해결 및 정보 분석, 실험 및 연구 그리고 서비스 개선을 위해 내부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혀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에게 아무런 고지없이 비밀리에 심리 실험이 이뤄졌다는 점은 연구 윤리 기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실험은 사용자의 타임라인이나 메시지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고 뉴스피드에 한정해 1주일간만 이뤄졌으며, 수집된 데이터 중 어떤 것도 특정 사용자를 나타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해당 논문은 PNAS에 온라인으로 실린 논문 2만2203건 중 '온라인 영향력 집계' 1위로 올라서는 등 많은 화제와 논란을 낳고 있어, 이같은 논란에 대해 페이스북이 어떻게 대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