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며 연중기획시리즈로 음악과 철학, 콘서트와 강의가 교감하며 펼치는 융·복합 인문학 콘서트 형식의 무대를 선보였다. 지난 6월
23일(월) ‘혁명’(Revolution)이라는 테마로 관객의 귀와 마음을 사로잡은 후 오는 9월 30 일(화) ‘사랑’(Love)이라는 인류의
영원한 테마로 가을 정취를 관객들과 함께 나누었다. 오는 12월
3일(수)에는 그 마지막 완결편 무대로 ‘우수'(Melancholy)
를 테마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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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혁명’, 영원한 기쁨을 소망하는 ‘사랑’..., 혁명과 사랑이 온갖 꽃들이 만개하는 봄과 같다면, ‘우수’의 상태는 늦가을이나 초겨울처 럼
침울하고 춥기만 하다. 바로 지금의 시점이기도 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역설적인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주제이다.
자유를 꿈꾸던 혁명도 기쁨을
소망하던 사랑도 이젠 흑백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스라하다. 혁명은 무언가를 뒤집고는 정리되지 않았고, 사랑의 불꽃은 화려 했지만 잿빛 추억에
만족해야만 했다.
한 때의 축제처럼
피어올랐다가 긴 여운과 아쉬움으로 떠나가고 만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는 것처럼 그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반복되는 인생(人 生)이다.
강신주 박사가 말하는 ‘우수’의 밑그림이다.
이번 강의는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로 무대를 연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 는 떠나는
것일까....?” 떠나지 말라는 간곡한 부탁의 메시지가 전해진다.
삶의 열정과 활력의 끝에
스미는 잔잔한 감정의 너울, ‘우수’는 휴식이다. 인생의 남동풍과 북서풍의 교차 속에 잠시 바짝 엎드려 기다리는 시간, 새로운 혁명과 새로운
사랑을 꿈꾸면서 말이다.
이번 공연 연주 역시 피아노
듀오 ‘베리오자’가 함께한다. 연주곡은 아렌스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작품 15>,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헤
라자데>,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이다.
그가 남긴 서정적인 작품과는
달리 과도한 폭음과 불행한 인생을 살았던 아렌스키,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재밌는 이야기를 천일동안 만들어야 했던 ‘세 헤라자데’, 호두까기병정과
쥐들의 전쟁 후에 깨어난 포근한 겨울날의 아침, ‘호두까기 인형’, 모두가 역설적인 우리 인생의 드라마처럼 들린다.
가을의 끝자락과 겨울의
문턱, 2014년 한 해의 ‘우수’를 다 가져와 내려 놓자. 그리고 강신주의 강의보다,
피아노 연주보다 더 활력있는 ‘꿈과 소망’의 울림이 가슴 속에 되살아 나기를 기대해 본다.
강신주의 철학콘서트
‘Feelsolosophy', 올해 마지막 콘서트는 오는 12월 3일(수) 오후 7시 30분에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올려지며 관람료는
전석 3만원이다.
기타 자세한 공연안내는
홈페이지 www.nowonart.kr를 통해 알 수 있고, 전화
문의는 02)951-3355로 하면된다.
한국미디어일보 최영 기자 cynag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