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투쟁의 주된 목적은 에너지 비용을 빠르게 줄이는 것"이라며 "알래스카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사업에 한국과 일본 등이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 밝혔다.
그는 "전임 행정부는 신규 석유 및 가스 임대 건수를 9% 줄이고 파이프라인 건설을 중단했으며, 100개 이상의 발전소를 폐쇄했다"며 "이것이 취임 첫날 에너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행정부는 또한 알래스카에서 전세계에서 가장 큰 거대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일본,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우리 파트너가 되길 원하며 그들에 의해 수조달러가 투입될 것이다. 정말 장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미국내 주요 광물과 희토류 생산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 바이든 정부 때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우리는 수천억 달러를 (보조금으로) 주지만 그들은 우리의 돈을 가져가서 쓰지 않고 있다”며 “끔찍한 법안으로 반도체법과 남은 것은 모두 없애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의회 리더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그 돈으로 부채를 줄이거나 다른 어떤 이유든 원하는 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대가로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많게는 수조 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한 상태다.
트럼프는 “(기업에) 중요한 것은 관세를 지불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래서 미국에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고 많은 다른 회사들이 오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기업에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며 반도체법에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대선 유세 때는 반도체법을 ‘너무 나쁜 거래’라고도 표현한 적이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애플이 텍사스주(州) 휴스턴의 인공지능(AI) 서버 제조시설 등 미국 내 5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고, 지난 3일에는 웨이저자(魏哲家) TSMC 회장이 트럼프를 면담한 뒤 최소 10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트럼프는 반도체를 겨냥한 25% 관세 부과도 예고한 상태다.
2022년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당적인 공감대 아래 의회를 통과한 반도체법은 반도체 산업의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 내에 생산시설을 건립하는 기업에 527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이 법에 근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지급할 보조금을 각각 47억5000만 달러(약 6조9300억원), 4억5800만 달러(약 6700억원)로 확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