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흑산공항 건설이 또다시 멈춰섰다. 운항할 비행기의 크기가 커지면서 사업비가 크게 늘었고, 최근 제주항공 사고 이후 안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정부가 사업 타당성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흑산공항은 2027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인 소형 공항이다. 공항이 생기면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이동 시간이 기존 6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이 다시 중단됐다.
당초 계획은 사업비 1,800억 원 규모였지만, 50인승 대신 80인승 비행기를 운항하기로 하면서 활주로를 늘리고 시설을 보강해야 했다. 이에 따라 사업비는 6,400억 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지방 소형 공항의 안전 문제가 떠오르면서 흑산공항 역시 안전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항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커지면서 생태계 파괴 등 환경 문제도 다시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사업 타당성 검토를 요청했고, KDI는 지난 2월부터 재조사에 들어갔다. 과거 예비 조사에서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을 받았던 만큼 이번에도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업비 증가와 안전 문제 해결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공항 착공은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며, 개항 시점도 2030년쯤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흑산군 지역 주민들은 공항 개항이 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신안군의원 안원준 씨는 “주민 소득이 거의 없고 관광 수입이 전부인 상황에서 공항 건설로 고급 관광객을 맞이해 주민 소득 향상과 흑산도가 전국적인 관광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