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과거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던 김의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정치인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 있는 판례로 평가받고 있다.
오늘(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5부(재판장 송승우)는 한동훈 전 위원장이 김의겸 전 의원과 유튜브 매체 '더탐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 전 의원이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일정 금액을 배상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배상액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법원이 김 전 의원의 책임을 인정한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2022년 10월 김의겸 당시 민주당 대변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김앤장 변호사들과 함께 청담동의 한 고급 바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되었다. 김 전 의원은 해당 의혹의 근거로 유튜브 채널 '더탐사'가 보도한 내용을 제시했으며, 이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한동훈 전 위원장은 즉각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강력하게 반박했고, 김 전 의원과 '더탐사' 관계자들을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해당 의혹은 술자리에 있었다고 지목된 당사자들이 부인하고,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 또한 거짓말이었음을 시인하면서 점차 신빙성을 잃었다. 경찰 수사에서도 한 전 위원장의 술자리 참석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법원의 판결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무책임하게 제기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치인의 발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사실 확인 없이 이루어지는 의혹 제기가 명예훼손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판결로 해석된다.
김의겸 전 의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이며, '더탐사' 등 다른 피고인들의 손해배상 책임에 대한 판결도 주목된다. 이번 판결은 향후 정치권의 의혹 제기 방식과 언론의 보도 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