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씨가 구속 수감 이후 세 번째로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나, '통일교 청탁' 의혹 관련 질문에 대부분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의혹의 또 다른 당사자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포기하고 결국 구속됐다. 이번 사건은 김건희 씨를 둘러싼 여러 의혹 중에서도 통일교와의 유착 의혹을 구체화하는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별검사팀은 오후 2시 10분경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김건희 씨를 호송해 조사를 시작했으며, 오후 5시 반경 조사가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내용은 주로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제기된 청탁 의혹에 집중되었다. 하지만 김 씨는 "아는 대로 이야기해도 왜곡될 것 같아 무섭다"며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추가 조사를 위해 오는 토요일 재출석을 요구했지만, 김 씨 측은 건강 상태를 이유로 출석 여부를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주요 인물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포기하고 구속됐다. 특검은 전 씨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고가의 금품을 받아 김건희 씨에게 건네고, 그 대가로 통일교 현안을 해결해달라는 청탁을 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 씨 측은 "본인 때문에 여러 사람이 고초를 겪는 상황을 견딜 수 없다"며 구속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는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특검 조사는 김건희 씨가 단순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을 넘어, 구체적인 금품 수수 및 대가성 여부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구속됨에 따라 특검팀은 전 씨의 진술을 통해 김건희 씨의 혐의를 입증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김건희 씨의 진술 거부와 전성배 씨의 구속 수용 태도가 향후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한편, 김건희 씨 변호인단은 신평 변호사가 김 씨와의 접견 후 SNS에 올린 내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박했다. 신 변호사가 김 씨가 "한동훈이 배신하지 않았다면 무한한 영광을 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주장에 대해, 변호인단은 "신 변호사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마치 여사의 발언인 것처럼 외부에 유포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처럼 수사 과정 외적인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이번 사건은 단순한 법적 공방을 넘어 정치적 파장까지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