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납치·실종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에는 캄보디아와 접경한 베트남 국경 지역에서 한국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15일 외교·수사당국에 따르면 지난 7일 베트남 남서부 캄보디아 접경 지역에서 30대 한국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으며, 여성의 시신은 부검을 마친 뒤 유족에게 인도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이 현지 경찰과 긴밀히 협조 중이며, 사망 원인과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경찰은 현재 사건 현장 주변 CCTV와 통신기록을 확보해 여성이 머무르던 숙소 및 주변 인물의 동선을 조사하고 있다. 초기 조사에서는 타살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경찰 역시 유족으로부터 사건 신고를 접수하고, 숨진 여성의 국내 활동 내역과 최근 접촉 인물 등을 확인하고 있다. 특히 최근 캄보디아·베트남 일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보이스피싱 및 불법 온라인 도박 조직과의 연관성 여부를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및 실종 사건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경북 상주 출신 30대 남성이 캄보디아에서 납치돼 가족에게 협박 영상을 보낸 사건, 예천 출신 대학생이 변사체로 발견된 사건 등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정부는 15일 캄보디아 보코산·바벳·포이펫 지역에 여행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외교부는 “현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범죄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불법 도박장과 카지노 인근 지역에서 범죄조직의 활동이 집중되고 있다”며 “국민 안전을 위해 해당 지역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앞으로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위험 지역에 대한 현지 공관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실종·납치 사건 대응 전담팀을 가동해 유사 사건 재발을 막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