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지만, 특검은 비상계엄이 조기에 종료된 사정을 형량을 낮출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등법원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29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사건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특검은 이날 최종 의견진술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12·3 내란은 대한민국의 시계를 40년 전으로 되돌리려 한, 용서받지 못할 헌정 파괴 범죄”라며 중형 선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앞서 1심에서도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형법 제87조에 따르면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로 규정돼 있다.
이번 항소심에서는 비상계엄이 단기간에 종료된 사정과 실제 물리적 충돌의 정도를 양형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검은 1심 재판부가 계엄이 짧은 시간 안에 종료되고 군과 경찰이 물리력 행사를 자제한 점을 양형에 반영한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검은 “최악의 결과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피고인 윤석열이 스스로 멈춘 덕분이 아니라 국민이 막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지 국민의 저항과 일선 군·경의 소극적 임무수행으로 실행이 계획과 어긋났을 뿐”이라며 “사전에 세운 계획이 틀어진 것을 이유로 형을 감경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특검의 주장은 비상계엄의 실제 지속 시간이나 결과뿐 아니라 당시 행위의 목적과 실행 과정, 헌법기관에 대한 침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군과 경찰 지휘부에 대해서도 중형이 구형됐다.
특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김 전 장관은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30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는 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는 징역 15년이 각각 구형됐다.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에게는 징역 12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김용군 전 대령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각각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특검은 각 피고인의 당시 직책과 계엄 관련 지시 및 실행 과정에서의 역할 등을 토대로 형량에 관한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구형은 검찰 측의 형벌 요청으로, 실제 형량은 재판부가 증거와 법률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단한다.
이번 항소심은 윤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1심 무기징역형이 유지될지, 특검이 요구한 사형이 받아들여질지를 가리는 절차다. 함께 기소된 군과 경찰 관계자들의 책임 범위와 개별 행위에 대한 법적 판단도 다시 이뤄진다.
재판부는 이날 특검의 최종 의견진술을 들은 뒤 다음 달 3일과 5일 이틀에 걸쳐 피고인 측 최후변론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기일을 지정하게 된다.
윤 전 대통령 측의 최후변론에서는 비상계엄 선포의 법적 성격과 내란죄 성립 여부, 관련 지시의 구체적인 내용, 1심 양형 판단의 적정성 등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