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의 잠수교가 개통 50년 만에 자동차 중심의 교량에서 시민을 위한 보행 공간으로 전환된다. 서울시는 26일부터 잠수교의 차량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보행 전용 교량 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는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며, 공사 기간에도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통행은 유지된다.
잠수교는 1976년 개통 이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용산구 서빙고동을 연결해 온 한강 교량이다. 반포대교 아래에 설치돼 한강 수위가 높아지면 물에 잠기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는 기존 차량 통행 기능을 없애고 시민들이 한강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보행 중심 공간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차량 통제는 이날부터 시작됐다. 잠수교 남단 진입로에는 플라스틱 방호벽이 설치됐고, 차량 우회를 알리는 안내판도 배치됐다. 북단에서도 지하차도 진입 구간부터 차량 접근을 제한했다.
그동안 잠수교를 이용하던 차량은 반포대교 등 주변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서울시는 공사에 따른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우회 경로를 안내하고 주변 도로의 통행 상황을 관리할 방침이다.
시내버스 운행 경로도 변경됐다. 잠수교를 통과하던 740번과 405번 버스는 상행과 하행 모두 반포대교를 이용하도록 조정됐다. 해당 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기존 이동 경로와 달라진 운행 구간을 확인해야 한다.
차량 통행이 중단됐지만 잠수교 전체가 폐쇄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공사 기간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다만 공사 구간에 따라 통행 동선이 조정될 수 있어 현장 안내를 따라야 한다.
잠수교의 보행 전용화 사업은 한강을 가로지르는 교량을 단순한 이동 시설에서 시민 휴식과 관광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시는 교량의 기존 구조를 활용하면서 한강 조망시설과 보행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잠수교에는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조망 공간 22곳이 새로 마련된다. 시민들이 교량 위에서 머무르며 강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존 통행 공간을 재배치하는 방식이다.
선박이 통과하는 구간 두 곳에는 투명한 바닥 구조의 데크도 설치될 예정이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한강을 직접 내려다볼 수 있도록 설계한 시설이다. 기존 교량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웠던 수변 조망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 수변공간 개선 정책과도 연결된다. 잠수교는 한강공원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 보행 전용화가 완료되면 반포한강공원과 주변 보행 동선을 연결하는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차량 통행이 중단되면서 출퇴근 시간대 주변 교통에 미치는 영향은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잠수교는 반포대교와 함께 한강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망의 일부로 이용돼 왔다. 기존 잠수교 이용 차량이 반포대교와 인근 도로로 이동하면 특정 시간대에 교통량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통제 첫날인 26일 오전 반포대교의 차량 흐름은 방향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당시 반포대교 상행 차량의 통행속도는 시속 47㎞로 비교적 원활했지만 하행은 시속 19㎞에 머물렀다.
이는 특정 시점에 관측된 통행속도로, 잠수교 통제에 따른 교통 영향 전체를 판단하는 자료와는 구분된다. 출퇴근 시간대별 교통량과 주변 도로의 혼잡 정도를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장에서는 통제 사실을 알지 못한 운전자들이 잠수교 진입로 앞에서 방향을 바꾸는 상황도 발생했다. 차량 진입이 제한된 구간에는 방호벽과 우회 안내시설이 설치됐으며, 서울시는 교통정보 제공을 통해 운전자들의 혼선을 줄일 계획이다.
서울시는 잠수교 차량 통제로 주변 도로의 평균 통행속도가 소폭 감소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교통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교통 상황은 출퇴근 시간대 차량 집중도와 우회 경로 이용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잠수교가 보행 전용 교량으로 바뀌면 한강을 건너는 시민들의 이동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차량 통행을 없애는 대신 보행과 자전거 이동, 휴식과 관광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다만 잠수교는 한강 수위에 따라 침수되는 특성을 가진 교량이다. 새로 설치되는 조망시설과 투명 데크 역시 이러한 환경을 고려한 유지관리와 안전대책이 요구된다. 집중호우 시 통제 기준과 침수 이후 시설물 복구 절차도 운영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부분이다.
1976년 개통 이후 50년간 차량이 오갔던 잠수교는 이날부터 보행 중심 공간으로 전환하는 공사에 들어갔다.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한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주변 도로의 교통 부담을 어떻게 관리하고, 새로 조성되는 시설의 안전성과 접근성을 확보할지가 남은 과제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