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5월 수출이 작년보다 1.3% 감소하며 4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수출의 감소세는 특히 대미 자동차 수출 급감과 미국의 강화된 관세 정책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한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늘 발표된 무역통계에 따르면, 5월 한국의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 줄었다. 이는 올해 들어 1월 3.8% 감소 이후 2월 4.3% 증가, 3월 3.1% 증가, 4월 13.8%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이어지던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5월 초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도 일부 있지만, 수출 회복세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평가된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은 비교적 선방했으나, 자동차 수출의 부진이 전체 수출 감소를 이끌었다. 특히 우리의 2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62억 달러로 4.4% 감소했다. 이는 대미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석유제품(-20.9%)과 석유화학(-20.8%) 수출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저유가 기조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주요 국가별 수출 실적에서는 "트럼프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5월 대미 수출은 10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했으며, 일부 기간에는 14.6%까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의 영향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5월 초순에는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 조치 확대가 시작되면서 자동차 수출이 23.2%나 줄어드는 등 미국의 관세 정책이 수출 감소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대 수출 시장인 대중 수출 역시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20.1% 줄어들며 동반 타격을 입었다.
이번 5월 수출 감소로 인해 무역수지는 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까지 19개월 연속 이어져 오던 무역수지 흑자 행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 경제는 GDP 대비 수출입 비율이 OECD 국가 중 높은 수준인 87.3%(2023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다. 따라서 수출의 감소세 전환은 한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월말로 갈수록 수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남은 기간 동안 수출입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강도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수출 기업들의 불확실성과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5월 수출 감소는 4개월 만에 나타난 마이너스 전환이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주요 품목의 부진이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대외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수출 감소세에 대응하기 위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수출 기업 지원 및 시장 다변화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