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최근 행보에 대해 "굉장히 위험하다"는 직설적인 경고를 던지며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뭘 안 하고 말만 하고 있다"는 비판은,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입법 활동과 대여 투쟁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로 해석된다. 지난 13일 대전문화방송(MBC)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후원 회원의 날 행사에서 나온 유 전 이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민주당이 당면한 내부 기류와 외부 환경 변화 속에서 현역 의원들과 당 지도부에 깊은 고민을 안겨줄 전망이다.
유 전 이사장은 민주당이 단순한 토론에 머물지 말고 실질적인 입법 행동을 통해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내란전담재판부를 만드는 법이든 뭐든 입법안을 내서 자기들이 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예시까지 들며, 대통령실과의 눈치 보기를 지양하고 당이 주도적으로 행동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의 독자적인 입법 움직임에 제동을 걸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의원들이 당원들 뜻을 모아서 했으면 내가 받아들여야지"라고 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정무수석 등 대통령실 인사들을 향해서도 "말을 하지 말고 일을 하시라"며 강한 비판을 쏟아내, 현 정부와 여당의 기강 문제까지 꼬집었다. 이는 민주당이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하고, 집권 세력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로 읽힌다.
민주당의 이러한 "흐리멍덩한 태도"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한 상황에서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유 전 이사장은 조국혁신당을 "매운맛 민주당"으로 규정하며, 민주당이 현재의 모호한 스탠스를 유지할수록 조국혁신당에게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호남 지역에서의 경쟁 구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민주당이 전통적인 지지 기반에서조차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지적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권 지지층 내의 불만이 해소되지 못하고 분화될 가능성을 정확히 짚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혁신과 선명성을 담보하지 못할 경우, 지지층의 이탈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론이 더욱 고조되는 대목이다.
한편, 유 전 이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와 함께 최근 정치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공유했다. 그는 이 대통령을 "똑똑하다"고 평가하며, 오랫동안 대통령직을 염원해 온 인물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이 대통령이 지난 6개월 동안 "굉장히 어려운 고비를 상당히 잘 넘겼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당과 대통령실 간의 역할 분담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의 지난 1년을 회고하며 법원과 사법부의 문제점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법원이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하며, 스스로를 "신"처럼 여기는 듯한 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만일의 경우, 관련 사법 결과가 예상과 다르더라도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보고 우리 사회의 병폐를 알게 되는 과정으로 느긋하게 상황을 봐야 한다고 조언하며, 시민 사회의 성숙한 대응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유 전 이사장은 언론 환경의 변화에 대해 언급하며, 기존 "재래식 언론"의 저널리즘 독점권이 뉴미디어와 "당사자 언론"의 등장으로 깨지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해방감"을 느꼈다고 밝히며, 새로운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는 기존 권력이 장악했던 정보의 유통 구조가 다변화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새로운 소통 방식이 정치적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인식의 발로로 풀이된다. 유 전 이사장의 이번 발언들은 민주당의 현주소, 야권의 경쟁 구도, 그리고 사법부와 언론에 대한 그의 냉철한 시각이 집약된 것으로, 앞으로의 정치 지형 변화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