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마친 토트넘 홋스퍼가 또다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시즌 내내 '엔지볼'로 불리는 공격 축구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지만, 고질적인 수비 불안과 기복 있는 경기력을 극복하지 못하며 '성공과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트넘은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최종 6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다음 시즌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시즌 중반까지 4위권 경쟁을 벌이며 챔피언스리그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후반기 들어 수비 라인이 급격히 흔들리고 주전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맞물리면서 막판 순위 경쟁에서 밀려났다.
긍정적인 측면은 확실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에 이어 확고한 공격 축구 철학을 팀에 완전히 이식했다. 주장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공격진은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여러 차례 인상적인 득점 장면을 만들어냈으며, 이는 이전 감독들 체제에서 볼 수 없었던 역동적인 모습이었다. 일부 신입생 선수들의 성공적인 안착 역시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하지만 명확한 한계도 드러냈다. 특히 수비 문제는 시즌 내내 발목을 잡았다. 리그 38경기에서 50골이 넘는 실점을 허용하며 상위권 팀으로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을 위해 수비 라인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전술적 특성상 뒷공간을 자주 노출했고, 이는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여지없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적 유연성 부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경질설보다는 다음 시즌을 위한 '지원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을 비롯한 보드진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 철학 자체는 신뢰하고 있으며,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그의 축구를 완성시켜 줄 핵심 선수들을 영입해 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수비진을 이끌어 줄 경험 많은 중앙 수비수와 중원의 창의성을 더해줄 미드필더 영입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다. 그러나 '재미있는 축구'를 넘어 '이기는 축구'로 진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은 분명하다.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구단이 얼마나 감독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음 시즌 어떤 전술적 보완을 통해 팀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을지가 그의 장기적인 미래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