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부터 전남과 경남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졌던 '물 폭탄'의 최대 고비는 지난 것으로 보인다. 오늘(4일) 오전 영남 지방에 내려졌던 호우특보가 모두 해제되는 등 비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아직 저기압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일부 지역에는 비가 계속되고 있으며, 수요일인 모레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또 한차례 강하고 많은 비가 예보돼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비는 특정 지역에 엄청난 양의 물을 쏟아붓는 국지성 폭우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줬다. 어젯밤(3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는 시간당 140mm가 넘는 기록적인 비가 내리며 누적 강수량 290mm를 기록했다. 이 밖에 광주 198mm, 경남 산청 179mm, 충남 보령 157mm 등 서쪽과 남쪽 지역을 중심으로 막대한 비가 쏟아지며 침수와 대피 등 피해가 잇따랐다.
현재 강한 비구름대는 대부분 동해상으로 빠져나갔지만, 그 뒤를 따라 약한 비구름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늘과 내일 새벽 사이 경남권에는 최대 80mm 이상, 그 밖의 남부지방과 충북에도 20~6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지역은 5mm 안팎의 약한 비가 오락가락하겠다.
내일(5일)은 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며 전국 내륙 곳곳에 소나기가 지나는 곳이 있겠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수요일인 모레(6일), 한반도 북쪽에서 남하하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전국에 다시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번에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강원, 충청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비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보했다. 남부지방의 지반이 채 마르기도 전에 중부지방에 또 다른 호우가 예고된 만큼, 전국적으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