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충청권에 최대 15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지만, 날이 밝으면서 빗줄기가 잦아들어 현재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새벽을 기해 이 지역에 내려졌던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으나,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비 소식이 예보되면서 주민과 재난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4일 오전, 밤새 강한 비가 쏟아졌던 대전과 세종, 충남 지역은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있다. 한때 시간당 43mm의 폭우가 집중됐던 충남 보령 외연도에는 누적 강수량 156.5mm가 기록됐으며, 부여 95.7mm, 청양 95mm 등 충남 서부권을 중심으로 100mm 안팎의 많은 비가 내렸다. 이번 비로 인해 나무가 쓰러지거나 주택 지하가 침수되는 등 5건의 피해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지만, 다행히 대규모 피해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잠시의 숨고르기일 뿐, 충청권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불과 지난달 중순, 이 지역에는 500mm가 넘는 극한 호우가 쏟아져 3명이 숨지고 34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발생한 3000여 명의 이재민 중 300여 명은 여전히 임시 대피소에 머무는 등 수해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지반이 약해지고 하천 제방 등 방재 시설이 완벽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경우, 추가적인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크다. 특히 산사태나 저지대 침수 등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비 소식은 계속해서 예보되어 있다. 오늘 하루 대전과 세종, 충남 내륙에는 최대 4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이며, 내일(5일)도 곳에 따라 소나기가 지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모레(6일)에는 다시 30mm에서 80mm에 달하는 상당한 양의 비가 예고돼 있어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재난 당국은 "지난 폭우로 지반이 약해져 있는 만큼, 적은 비에도 산사태나 축대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위험 지역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