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이커머스 기업 쿠팡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에 돌입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에는 9일 오전 11시부터 10시간 넘게 경찰 수사관 17명이 투입되어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진행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은 정보 유출 용의자로 지목됐던 전직 중국인 직원의 신원을 피의자로 특정하고 관련 증거 확보에 주력했다.
경찰은 지난 2주 전 쿠팡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받아 정식 수사로 전환한 이후 서버 로그 기록 분석에 집중해왔다. 이번 압수수색은 정식 수사 전환 이후 2주 만에 이뤄진 것으로, 정보 유출 사건 전담 수사팀이 직접 투입되어 유출 경로 및 개인정보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경찰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쿠팡의 전직 직원인 한 중국인 이름이 피의자 항목에 명시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해당 피의자에게 적용된 혐의는 정보통신망 침입과 비밀누설이다.
피의자로 특정된 전직 중국인 직원은 쿠팡에서 인증 시스템 개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측 박대준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직원이 "인증 업무를 한 직원은 아니었고 인증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그런 개발자였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그동안 쿠팡이 제출한 서버 로그 기록 등을 분석하여 범행에 사용된 IP 주소를 특정하고 추적해왔으며, 이를 통해 피의자의 신원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방대한 디지털 증거들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유출 피의자의 정확한 신원과 구체적인 유출 경로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더불어, 이번 사건이 단순히 한 개인의 범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출이 발생한 쿠팡 내부 시스템에 보안상 허점이나 취약점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여부도 철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는 기업의 정보 보호 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수사팀은 확보해야 할 자료가 워낙 방대하여 9일에 이어 10일에도 쿠팡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이번 강제 수사는 쿠팡의 역대 최대 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기업의 보안 관리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