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내 증시는 혼조세로 장을 시작했다. 코스피 지수가 전일의 상승세를 뒤로하고 소폭 하락 출발한 반면, 코스닥 지수는 강보합세로 출발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오전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62포인트(0.08%) 상승한 806.43으로 개장한 이후, 점차 상승 폭을 키워나가며 장중 한때 810선을 넘어서는 등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이는 지난밤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하고,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는 상황 속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전일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1000억 원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세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방어되는 모습을 보였다. 8월 7일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9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58억 원, 220억 원을 순매도한 물량을 받아냈다.
8일 코스닥 시장의 상승 동력은 특정 테마와 업종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양상이다.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시장의 상승을 주도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중국 당국이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무비자 입국을 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행, 면세점,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되었다.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 또한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지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이차전지 관련 대표주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4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 대형주들 역시 종목별로 등락이 엇갈리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코스닥 시장은 대형주들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중국 소비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품은 중소형 테마주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지수를 방어하는 복합적인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 향방과 이에 따른 국내 주요 산업의 영향, 특히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거시 경제 지표와 외국인 수급 동향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특정 테마에 대한 쏠림 현상을 경계하고, 개별 기업의 실적과 성장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코스피와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는 코스닥 시장이 810선 안착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