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재산 미신고 의혹이 제기된 고가의 명품 목걸이에 대해 "15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모조품"이라고 해명했으나, 해당 모델의 최초 출시 시점이 그 이후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진술의 신빙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김 여사 측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던 제품의 모조품을 먼저 구매했다는 비상식적인 결론에 이르러, 위증 및 증거인멸 시도 의혹이 한층 짙어지는 양상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6일 '내란' 특검팀에 출석해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했던 목걸이는 모조품이며, 이는 약 15년 전 홍콩의 한 시장에서 구매해 모친에게 선물했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해당 목걸이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의 '스노우 플레이크 펜던트' 모델로, 시가 6천만 원대에 이르는 고가품으로 알려져 있다. 공직자윤리법상 500만 원 이상의 보석류는 재산 신고 대상이다.
그러나 해당 제품의 출시 기록을 확인한 결과, '스노우 플레이크 펜던트 플래티넘' 모델이 처음으로 시장에 공개된 시점은 2015년 11월이다. 김 여사의 주장대로 15년 전인 2010년경에 이 제품을 구매했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특검팀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근거로 김 여사의 해명이 허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향후 구속영장 청구 등 법적 절차 진행 시, 이 부분을 진술의 신뢰성 문제와 함께 증거인멸의 우려를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로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목걸이를 둘러싼 김 여사 측의 해명은 수차례 바뀌며 의혹을 키워왔다. 논란 초기 대통령실은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지난 5월 검찰에는 "모조품이라 재산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며 말을 바꿨다. 이번 특검 조사에서는 '홍콩에서 구매한 모조품'이라는 구체적인 출처까지 제시했으나, 이마저도 제품 출시 시점과 충돌하며 새로운 논란을 낳은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목걸이의 발견 장소 또한 의문을 증폭시킨다. 특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해당 목걸이는 김 여사가 선물했다던 모친이 아닌, 오빠 장모의 자택에서 발견됐다. 이에 대해 김 여사는 논란이 불거지자 버리려다가 오빠에게 전달했을 뿐 그 이후의 행방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명의 시점과 내용, 물품의 보관 장소 등 여러 대목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단순 재산 누락 의혹을 넘어 사법 방해 시도에 대한 특검의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